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O“손익분기점 돌파 실패”
‘미키 17’은 7일 북미 전역에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다 액션 영화 ‘노보케인’이 개봉한 14일부터 순위가 밀렸다. 15일 곧바로 정상을 탈환했지만, 17일 다시 ‘노보케인’에 1위 자리를 양보하며 불안한 박스오피스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미키 17’의 불안한 입지는 흥행 수익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미키 17’ 2주차 주말 수익은 743만 달러로 첫 주말 수익(1900만 달러) 대비 60%가 넘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북미에서 뿐만 아니다. 자국 애니메이션 ‘너자2’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에선 동시기 개봉작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 중이고, 한국에선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이지만 이달 18일까지 266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봉 감독 전작 ‘기생충’은 동시기(상영 19일차) 800만 명을 넘게 모았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키 17’의 월드와이드 수익은 9111만 달러(1322억 원)으로, 북미 매체들은 “‘미키 17’이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전 세계에서 3억 달러 이상 수익을 거둬야 하지만, 이 추세로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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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프로젝트 ‘미키 17’ 흥행 실패가 워너브라더스에 재정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충격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워너브라더스는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키 17’을 개봉 3주 만인 오는 26일 OTT 등 디지털 플랫폼에 공개하기로 했다.
북미 전문가들은 개봉 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물론, 평론가들의 일관된 호평을 받았던 ‘미키 17’의 흥행 실패 원인을, 손익분기점을 지나치게 높인 ‘과도한 제작비’로 꼽았다. 미국 매체 허핑턴포스트US는 “성공이 어느 정도 보장된 프랜차이즈 영화가 아닌 영화에 이만큼 제작비를 쓴 건 엄청나게 위험한 선택”이라 평했다.
해당 매체는 ‘미키 17’은 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원작 소설 자체 인기나 인지도가 현저히 적은 ‘오리지널 각본에 가까운 영화’라 설명하면서, 글로벌 극장 불황 속에서 속편이나 인기 원작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영화의 성공은 힘든 상황이라 분석했다. 그리고는 “지난해 2024년 글로벌 흥행 10위에 든 영화는 ‘위키드’를 제외하고 모두 흥행한 영화의 속편이었다. ‘위키드’ 역시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란 예를 들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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