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임영웅의 ‘홈’(HOME) 스페셜 뮤직비디오의 장면이다. 3분 56초 분량으로 제작된 이 뮤직비디오는 임영웅이 직접 쓴 노랫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 기존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된 비주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홈’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수 525만 뷰(19일 기준)를 넘어서는 등 반응이 뜨겁다.
|
◇2주 만에 뚝딱… 판타지 영화 뺨치는 퀄리티
대중음악이 AI와 손잡고 날개를 달았다. 비주얼 필름, 뮤직비디오 등에서 활발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다. AI만 있으면 음악에 어울리는 영상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 ‘홈’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기발한사람들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AI로 단 2주 만에 완성했다. 김현진 기발한사람들 제작총괄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술이 예술 창작의 속도와 효율성을 얼마나 크게 향상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창작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돌그룹 XG는 지난 2월 AI로 제작한 ‘XDM 언아이덴티파이드 웨이브스’ 비주얼라이저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은 늑대, 우주, 세포, 확장, 진화, 파괴 등 기존 앨범에서 다뤄온 다양한 테마를 바탕으로 XG만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 그 결과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음악적 체험을 극대화했다. 반응도 좋다. 유튜브,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에는 ‘XDM 언아이덴티파이드 웨이브스’ 리액션 영상이 쏟아졌다. “파격적이고 혁신적”, “AI로 만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등 긍정적 반응 일색이다.
|
◇100% AI 제작 뮤비도 등장… “제작비 대폭 절감”
최근에는 100% AI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14일 공개된 싱어송라이터 아영의 싱글 ‘웨이팅 포 더 선샤인’은 세트장 촬영이나 컴퓨터그래픽이 아닌 AI 기술로만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웨이팅 포 더 선샤인’ 뮤직비디오는 ‘햇빛’과 대척점에 있을 법한 존재인 뱀파이어를 등장시켜 이별 후 미련을 떨치지 못한 이의 감정을 표현했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뱀파이어들이 등장해 강렬하면서도 처절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이 영상은 아영의 소속사인 뉴텍뮤직 직원 2명이 한 달간 AI를 활용해 제작했다. 미드저니(이미지 제작), 클링·미니맥스·젠-3 알파(영상 제작) 등 4개의 AI 툴이 활용됐다. 제작 비용은 인건비와 AI 툴 유료 결제가 전부다.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뮤직비디오 제작비를 대폭 절감한 것이다.
최지훈 뉴텍뮤직 대표는 “AI를 활용하면 인력, 시간, 비용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최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선 정확한 명령어(프롬프트) 입력, 음악과 영상의 싱크를 맞추는 세밀한 작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AI 작사·작곡은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지만, 영상 제작에선 활용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기획사를 중심으로 AI 활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