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드러냈다.
19일 오후 5시 30분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이 오는 20일 치러질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 오만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손흥민은 3월 A매치에도 변함없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토트넘홋스퍼에서 여전한 에이스로 활약한 데다 최근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의도치 않게 주전 손흥민이 리그 경기에서 체력 안배를 하는 효과를 봤다. 혹사 논란이 일던 다른 때보다 오히려 체력적으로는 괜찮은 상태로 대표팀에 입성했다 봐도 무방하다.
손흥민 역시 자신의 체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제 선수들이 다 합류하면서 한 팀이 됐다. 오늘 첫 경기를 앞두고 많은 축구팬들도 기대하실 거라 생각한다. 선수들도 올해 첫 경기를 팬들과 우리를 위해서 좋은 경기 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가득 차있다. 경기장에서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첫 단추가 제일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처럼 올해 첫경기 시작을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운을 뗀 손흥민은 체력 관련 질문에 "체력 상태는 너무나도 좋다. 누누이 얘기했듯 몸 상태는 언제보다도 최고다. 워낙 경기가 많다 보니 소속팀에 있는 감독님께서 조금 더 좋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선택하신 거다. 체력은 괜찮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오만전과 요르단전은 대표팀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안길 수 있는 중요한 길목이다. 특히 오만은 요르단보다는 약한 상대로 여겨진다. 오만전에서 승리로 좋은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면 3월 A매치를 통해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미리 획득하고 6월 A매치를 한결 여유롭게 운영할 수도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 본선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대신 지금까지 선수들이 잘 뛰어준 덕에 보다 쉽게 본선행을 결정지을 기회를 잡았음을 강조했다. "우리가 월드컵 최종 예선을 진행하면서 일찍 갈 수 있는 티켓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 위치에 있어 쉬운 상황처럼 보이지만, 그간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간 걸 잊으면 안 된다. 좋은 상황을 만들어준 것에 대해서 선수들이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2경기 모두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저는 축구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다음 경기를 먼저 생각한 적이 없다. 첫 번째 경기가 나도 마찬가지고 모든 선수들이 올해 처음으로 한국 축구팬들을 만나뵈는 자리여서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경기력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먼저 있을 오만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어 "이런 것들을 이루는 데 많은 동료들, 감독님들, 코칭스태프, 옆에서 같이 도와준 스태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표팀 생활을 오래할 수 없었을 거다. 모두에게 공을 돌리겠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여태까지 받았던 것들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록보다는 할 수 있는 선에서 대표팀이 줬던 도움을 돌려드리고 싶다"라며 자신이 대표팀에 오는 게 당연한 게 아니고,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강조했다.
손흥민의 대표팀 사랑은 이어졌다. 손흥민은 A매치 때마다 대표팀 차출이 얼마나 본인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는지를 이야기해왔다. 특히 A매치만 131경기를 소화해 역대 대한민국 A매치 최다 출장 1위인 차범근과 홍명보(이상 136경기)를 목전에 두고 있어 언제나 관련 질문이 나오기 때문에 손흥민의 진심은 A매치가 열릴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대해서도 많은 애정을 갖고 있고 한 팀에서 10년을 뛰고 있지만, 대표팀은 항상 내게 꿈 같은 곳이다. 그런 마음은 올 때마다 변함이 없다. 항상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두 가지 마음은 조금 다르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도 내 어릴 적 꿈이지만 누구나 나라를 대표해 뛰는 건 꿈보다 더 큰 상상이었다. 대표팀은 내게 소중한 자리다. 이번에도 소중한 자리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잘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토트넘만큼이나 소중한 대표팀에서 좋은 결과를 안겨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조현택과 김동헌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다. 두 선수 모두 김천상무에서 두각을 나타내 홍 감독이 발탁한 케이스다. 그밖에 이창근, 이태석, 황재원, 박승욱, 양민혁 등 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이 선수들에게 쑥쓰러움을 버리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주기를 주문했다. "항상 처음 들어오는 선수를 보면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를 생각하게 된다. 너무 쑥쓰러워하지 말라고 항상 얘기한다. 그것 때문에 플레이가 안 나오면 팀과 본인에게 모두 손해다. 대표팀은 지금 축구를 가장 잘하고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모여 한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는 곳이다. 한 번 소집할 때마다 시간이 짧다. 그 시간에 내가 꿈꿔온 시간을 쑥쓰러움과 숫기 없는 모습으로 기회를 날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어제 운동 끝나고도 그런 얘기를 했다. 선수들끼리도 잘 지내고,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주장으로서 뿌듯하고 앞으로 잘해줬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라며 선수들이 무리 없이 적응해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를 바랐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여전히 핵심 골잡이로 대우받는다. 지금까지 51골을 넣어 한국 국가대표 역대 득점 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때때로 득점보다는 플레이메이킹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 축구팬들에게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손흥민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경기하기 전부터 질문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경기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고 득점으로 연결해야 하는 내 역할이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해서 하려 한다"라며 "소속팀에서도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만큼 한국에서 한국 축구팬들을 볼 때마다 기쁘고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많은 축구팬들이 내일 경기장에 오셔서 같이 뛰시듯 응원할 거다. 실망시켜드리면 안 된다. 선수들과 이야기 잘 나눠서 추운 날 오시는 팬들도 재밌는 경기 보실 수 있게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재밌는 경기 보여드리겠다"라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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