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가오는 오만전 황인범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는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대한민국과 오만이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조별리그 B조 7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 1위(승점 14), 오만은 4위(승점 6)에 위치해있다.
홍 감독은 3월 A매치에서 대표팀이 몇 년간 공들여 구축한 척추 라인을 가동하지 못한다. 우선 센터백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김민재는 이번 2연전에 함께할 수 없다. 지난 14일 뱅상 콩파니 바이에른뮌헨 감독은 김민재가 향후 몇 주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공표했다. 관련해 홍 감독은 바이에른이 선수 예방을 위해 충분한 공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중원 에이스 황인범의 선발 여부도 불투명하다. 황인범은 지난해 12월 부상을 입어 약 세 달간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다. 다행히 3월 A매치를 앞둔 지난 주말 트벤터와 경기에 선발 출장해 45분을 뛰며 실전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선수가 곧바로 대표팀에 차출되는 것에 우려가 있었는데, 네덜란드 매체에서는 “황인범이 한국 대표팀에 소집된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홍 감독을 비판했다.
홍 감독 입장에서는 황인범을 당연히 차출해야 했다. 이번 2연전은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일전들이다. 만약 3월 A매치에서 2경기를 모두 이겨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다면 6월 A매치에서 한결 수월한 대표팀 운영을 할 수 있다. 부상 우려가 있는 선수들과 한 시즌 동안 혹사당했던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오만전에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온 황인범을 풀타임 출장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이번 오만전에서는 황인범이 없을 때 황인범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
현재 황인범이 대표팀에서 맡는 역할을 가장 잘, 혹은 유일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백승호다. 백승호는 이번 시즌 버밍엄에서 2주가량 부상 결장한 걸 제외하면 줄곧 주전으로 뛰어왔다. 강력한 킥과 기술적인 패스로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고, 활동량 또한 훌륭해 풀타임을 소화해도 큰 지장이 없다. 비록 수비력은 황인범에 비해 아쉽다는 평이지만, 수비적인 미드필더와 미드필더 조합을 이룬다면 자신이 가진 장점을 발휘해 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원두재는 황인범의 대체자보다는 박용우의 대체자에 가까운 선수다. 하지만 황인범이 없는 상황을 대비해 한 번쯤 박용우와 나란히 서는 걸 시험해볼 만하다. 이 경우 원두재가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원두재는 수비형 미드필더이면서도 전진패스에 능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2.5선으로 활약할 여지가 있다.
그밖에 이동경을 3선으로 내리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 재능이 만개한 선수를 중앙 미드필더로 내리는 건 재능 낭비에 가깝다. 마찬가지 이유로 황재원을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것도 현재 대표팀에서 좋은 선택지로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황인범이 지난 주말 경기를 소화한 만큼 오만전부터 풀타임 출장하는 것도 크게 이상한 그림은 아니다. 그러나 본선 진출에 있어 오만전보다 요르단전이 더 중요하다는 걸 감안할 때 황인범을 오만전에 무리하게 기용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황인범을 선발로 내세우는 것까지는 가능하지만 일정 시간은 황인범이 없을 때를 대비해 그 대체자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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