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달 대표이사인 조욱제 사장과 법률전문가인 박동진·신영재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 관련 전략과 중요 사항에 대해 검토·심의하고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조 사장이 ESG위원회에 참석하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 ESG 활동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ESG위원회 활동 속도를 늦추는 국내 대기업들의 행보와 엇갈린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6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ESG위원회 설치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회의는 분기 평균 1회도 안 열렸고 회의에서 다룬 안건도 깊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리더스인덱스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361개 기업 중 ESG위원회나 이와 유사한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운영하는 기업은 194곳(53.7%)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 기준 조사(48.5%, 175개 기업)와 비교했을 때 1년 동안 19개 기업만 관련 위원회를 신설했다. 지난해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194개 기업에서 열린 회의는 총 595회로 위원회당 연평균 3.8회에 그쳤다. 회의에 상정된 안건(총 1361건) 중 64.2%인 875건이 단순보고였다.
유한양행이 다른 대기업들과 달리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활동을 늘려가고자 하는 배경에는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정신이 자리한다. 한국 기업 선구자인 유일한 박사는 1926년 '건강한 국민만이 빼앗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유한양행을 창립했다. 이후 기업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유한양행은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계승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표준협회(BSI)로부터 전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인증받으며 구성원들의 근무환경 안전성을 입증했다. 환경과 관련해서는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운영을 통해 오염물질 저감, 자원 및 에너지 절감 등을 꾀하고 있다. 이 밖에 소아암 환아를 위한 기부 활동, 암환자를 위한 헌혈 캠페인 등 사회적 활동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ESG위원회가 지난달 설립된 만큼 아직은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없다"며 "향후 활동 계획 등이 수립된다면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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