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국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 국내 전문가와 토론을 기피하고, 학생처럼 외국 학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을 토론이라 할 수 있겠냐”며 “뜬금없고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께서는 AI 토론은 하라리 교수보다 저랑 먼저 하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22일 국회에서 유발 하라리 전 히브리대 교수와 인공지능을 주제로 대담을 앞둔 이 대표를 저격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누가 더 AI를 잘 이해하는지 논쟁해보자고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며 “시간과 장소도 이 대표에게 일임했지만, 이후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이 대표가 K-엔비디아 발언 이후 여당에 AI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해 여당 의원들이 찬성하고 나섰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안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APEC 정상회의 준비 차 하라리 교수를 초청한 것이면, 국민 세금이 투입된 것인데, 야당 대표가 자신의 홍보 행사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두 사람의 대담 자체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먼저 토론을 제안하고 석학과의 대담을 택한 이 대표의 모습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된다는 안 의원은 “물론 저와의 토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180석 거대 야당의 대표라면, 스스로 던진 토론 제안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이 대표의 행보가)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 대표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한 행동이라 구차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마 K-엔비디아 발언으로 당한 망신을 만회하고 싶은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고 국민께서 그런 얄팍한 술수에 속겠냐”며 “AI 전문가가 되려면 세계적 석학의 이름값을 빌리기 보다,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를 향해 공개토론 시일을 정해달라고 재차 촉구한 안 의원은 “이번 대담이 오는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관심을 돌리기 위함은 아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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