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감독은 "기본적으로 잊지 않은 건 바둑을 하나도 모르는 입장에서 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걸 기본으로 준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극장에서 영화를 내놓게 되었는데 그것만으로도 기쁘고 감격스럽다"며 영화 개봉의 소감을 밝혔다.
감독은 "미술, 소품, 의상, 공간은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없어서 공간 하나를 4~5개로 찢어서 시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두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더라. 큰 얼게는 고증을 따르되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영화적인 재미를 줬다. 본인의 바둑을 찾기 전까지는 아이다운 모습을 부각시켜 고증 안에서 절충을 많이 했다."며 얼마나 고증에 신경 썼는지를 이야기했다.
바둑을 몰라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차별화를 줬다는 감독은 "느린 호흡과 인물의 감정 위주로 느리게 편집했고 파이널 대국의 경우는 두 사람 다 승부에 초연해진 한 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즐기는 바둑을 둬 달라고 말씀드렸다. 스포츠 중계 하듯 템포감 있는 음악과 바득캐스터의 해설을 넣었다."며 바둑 대국 장면 촬영 방법을 이야기했다.
유아인의 캐스팅과 논란에 대해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따로 술 한 잔 하면서 말씀드리고 싶다. 이병헌이 먼저 캐스팅되었는데 그때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고 유아인까지 캐스팅 되었을 때 부담도 많았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주연 배우로서 무책임하고 실망스러울 수 있는 사건이었다 생각한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으로 잘못을 범했고 그에 따른 처벌을 받고 있는 중이니 제가 더 말씀드릴 건 아닌거 같다. 영화의 대사처럼 지옥같은 터널에 갇혀있는 기분이었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막막했다. 출구 쪽에 한 줄기 개봉이라는 빛이 보여서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감격스럽기도 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하겠다. 저 못 지 않게 함께한 배우 스태프도 개봉을 저만큼 기다렸다. 같이 고생한 얼굴이 지나가고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요즘이다"라며 심경을 밝혔다.
또한 "원론적인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 선택과 판단은 대중의 몫이라 강요할 수 없지만 있는 그대로 영화를 봐주셨으면 하는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 싶다. 본의 아니게 영화가 나오기 전에 상처를 많이 받게 되었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연고 발라준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바라봐주시면 좋겠다"며 유아인의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감독은 "이창호의 캐릭터는 성인이 되면서 성격이 바뀌는 것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바둑을 찾아가는 여정에 몰두하다보니 내면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을 했다. 어린 나이에 나이 많은 연장자들과 대국을 치루면서 자기 만의 방어 기재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남기철 기사의 경우 바둑잡지를 정독하면서 너무 많은 캐릭터들을 봤는데 그 인물들을 조합해서 창조해낸 인물이다. 타임라인의 경우 극적 효과를 위해 어긋나게 배치하는 선택을 했다. 조훈현, 이창호 국수 두 분의 이야기는 큰 틀에서 최대한 고증에 충실하려고 했다"며 현실과 영화적 허용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3월 26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iMBC연예 DB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