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의 독주는 이유가 있다'…과연 누가 이 기록을 따라잡을까[B&S초점]

'김가영의 독주는 이유가 있다'…과연 누가 이 기록을 따라잡을까[B&S초점]

빌리어즈 2025-03-18 21:14: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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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은 이번 24-25시즌에 LPBA 투어를 7회 연속 우승하며 통산 14승을 달성했다. 14승 중 13승은 종합애버리지(G.A)가 1점 이상이었고, 단일 경기가 아닌 대회 종합애버리지를 1점대 이상으로 우승한 선수는 LPBA에 몇 명 없다. 그 기록에 김가영은 무려 13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여자 프로당구(LPBA) 월드챔피언십을 우승하며 통산 14번째 우승트로피를 수집했다.

프로당구 남자 PBA와 여자 LPBA를 통틀어 최다승이자 독보적인 승수다. 이 중에서 김가영은 이번 24-25시즌에만 7번의 우승타이틀을 차지하며 역대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8월에 열린 3차 투어 '2024 L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은 마지막 월드챔피언십까지 한 대회도 놓치지 않고 꼬박 7연승을 질주했다.

그 과정에서 김가영이 기록한 수치를 보면 LPBA 투어에 적수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다른 선수들과 확연한 실력차를 보인다. 이 기세 그대로 다음 시즌이 시작된다면 김가영의 우승 행진이 멈출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지난 시즌까지는 LPBA 정상급 선수들의 실력차가 김가영을 못 이길 정도로 이렇게 크지는 않았다. 

김가영이 지난 시즌 왕중왕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4'에서 우승하며 개인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할 때만 해도 그의 옆에는 경쟁자가 있었다.

이 대회 전까지 김가영은 다승 1위도 아니었고, 더 많이 우승을 차지한 선수도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가 23-24시즌 8차 투어 '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통산 7승에 먼저 도달했다.

지난 시즌 5차 투어 '휴온스 LPBA 챔피언십'까지는 스롱이 통산 6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렸고, 김가영은 임정숙(크라운해태)과 함께 통산 5승으로 공동 2위에 올라 있었다.

그런데 LPBA 투어에서 5년의 시간을 거쳐 형성된 이 구도가 이번 시즌 김가영의 독주로 완전히 깨지는 일이 벌어졌다.

독주가 시작된 '에스와이 하노이 오픈'은 김가영이 예고한 전초전 무대였다. 이 대회가 해외에서 열린 투어임에도 불구하고 김가영은 역대 최고 종합애버리지 1.396과 3세트 역대 최고 기록인 2.357을 기록했다.

'종합애버리지 1.396', '3세트 경기 베스트게임 2.357'…신기록으로 시작된 독주 

김가영의 독주에는 이유가 있다. 7연승이 시작된 '에스와이 하노이 오픈'은 사상 처음 베트남에서 열린 해외투어였다.

보통 당구대를 새로 설치하고 치러지는 대회는 상황에 따라 공이 길고 짧아지는 부분이 있어서 선수가 제 실력을 발휘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김가영은 이 대회에서 LPBA 투어 역사상 최고 기록의 종합애버리지(G. A) 1.396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김가영은 어린 시절부터 해외를 오가며 투어를 뛴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대만으로 포켓볼 유학을 떠나 세계 최정상 선수들과 같이 훈련한 김가영은 얼마 뒤 21살의 어린 나이로 포켓 9볼 세계선수권대회를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이후 오랜 시간 김가영은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 투어를 뛰며 선수 생활을 했다. 따라서 해외 투어 경험이 많지 않은 LPBA 선수들이 김가영을 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이기는 것은 오히려 국내보다 어려운 일이다.

당시 첫 경기 64강전을 애버리지 1.000으로 출발한 김가영은 순식간에 적응해 매 경기 1점 이상의 애버리지를 유지했다.

32강에서 1.435, 16강에서는 오도희에게 애버리지 2.357로 3-0의 승리를 거뒀고, 이 기록은 현재까지 LPBA에서 3세트까지 벌어진 승부 중 최고 애버리지 기록이기도 하다.

김가영의 독주는 하노이 오픈 이후 거침이 없었다. 줄줄이 들어 올린 우승트로피마다 종합애버리지 1점 이상을 적어 넣었다.

다음 8강에서 애버리지 1.435로 승리한 김가영은 준결승에서 차유람(휴온스)을 상대로 또 한 번 2.063의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3-0의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갔다.

결승에서는 김세연(휴온스)을 4-1로 꺾으면서 애버리지 1.063을 기록, 전 경기 1점대 애버리지 승리와 역대 최고 종합애버리지 1.396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가영의 독주는 이때부터 거침이 없었다. 다음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을 종합애버리지 1.102로 우승했고,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1.117,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은 1.251의 종합애버리지로 우승했다.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는 다시 1.3대를 치며 종합애버리지 1.343을 기록했고, 시즌 마지막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을 종합애버리지 1.216으로 우승하며, 정규투어 6연승을 모두 1점대의 종합애버리지로 우승했다.

동시에 역대 종합애버리지 최고 기록을 두 차례 작성하는 등 전무후무한 기록 행진도 거듭했다.

김가영은 시작부터 달랐다. 3쿠션 전향 이전에 출전한 LPBA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에서 김가영은 아직 정식 3쿠션 훈련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종합애버리지 0.907로 출전 선수 중 1위를 기록했다.

떡잎부터 달랐던 김가영…3쿠션 전향 이전부터 '종합애버리지 0.907'

LPBA 투어에서 우승권에 있는 여자 선수들은 대부분 0.9대 애버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통상 LPBA 투어의 우승자들 종합애버리지는 1.0을 잘 넘지 않는다. 

김가영을 비롯해 이번 시즌 전까지 최다승 1위였던 스롱, 초창기에 3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이미래(하이원리조트), 월드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김세연 등 4명만 1점대 종합애버리지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 외 LPBA 투어 우승자들은 0.7 ~ 0.9대 애버리지로 정상을 차지했다.

LPBA 원년 시즌 첫 투어인 개막전 '파나소닉 오픈' 우승자 김갑선은 종합애버리지 0.810으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김가영은 아직 3쿠션으로 전향하기 전에 포켓볼 선수 신분으로 초청선수로 나와 4강에 진출했다.

당시 김가영은 종합애버리지 0.907로 전체 출전 선수 중 1위에 오르며 출발부터 심상치 않은 3쿠션 실력을 보였다. 김가영은 얼마 후 19-20시즌 6차 투어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종합애버리지 1.030으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초창기에 김가영과 비슷한 종합애버리지를 보인 선수는 이미래정도였다. 이미래는 5차 투어 '메디힐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1.109를 기록, LPBA 투어에서 첫 1점대 종합애버리지 시대를 열었다.

김가영은 25일 뒤 6차 투어에서 첫 우승하며 이미래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종합애버리지 1.0 이상의 우승을 기록했다.

이미래는 20-21시즌에 정규투어 3연승을 달리며 최고조에 올라 있었을 당시에 두 차례 연속 1점 초반대로 우승했다. 그때 이미래도 지금 김가영처럼 한동안 적수가 없었다.

20-21시즌에 김가영은 정규투어 3차전 'NH농협카드 챔피언십'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고, 종합애버리지 1.095를 친 이미래에게 결승에서 져 준우승에 머물기도 했다.

처음으로 열린 월드챔피언십 결승에 올라간 김가영은 김세연에게 결승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가영은 20-21시즌 이 두 차례 준우승에서 종합애버리지 0.829와 0.964를 기록했다.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려운 종합애버리지 1점대 우승을 김가영은 무려 13번이나 달성했고, 이번 시즌 7연승 동안은 계속 이 성적을 유지했다.

김가영, 14승 중 13승이 종합애버리지 1점대…세트 수많은 월챔 우승자는 김가영이 유일

다음 21-22시즌에는 LPBA 무대에 데뷔한 스롱이 김가영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했다.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두 선수가 처음 큐를 맞댔는데, 모두 1점 이상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치열하게 승부를 벌인 끝에 스롱이 3-1로 김가영을 누르고 데뷔 두 번째 투어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21-22시즌에 김가영은 월드챔피언십을 포함해 2승을 거뒀고 스롱 역시 정규투어를 두 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김가영은 당시 우승자 중 유일하게 2번 모두 종합애버리지 1.0 이상을 기록했고, 스롱은 아직 0.9대에 머물렀다.

스롱은 다음 22-23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을 우승하며 종합애버리지 1.107을 기록해 처음 1점대 관문을 통과했다.

김가영은 4차 투어 '휴온스 LPBA 챔피언십'을 1.209의 종합애버리지로 우승을 차지했고,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은 통산 14승 중 유일하게 1점이 안 되는 0.967로 우승했다.

스롱은 8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다시 종합애버리지 1.058로 우승을 차지하며 김가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23-24시즌에 김가영이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당시에 종합애버리지 1.112를 기록했고, 스롱은 2차 투어 '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을 0.980으로 우승한 후 한동안 부진하다가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0.849로 우승했다.

세트 수가 많은 월드챔피언십도 김가영은 우승자 중 유일하게 종합애버리지 1점 이상을 세 차례나 기록하고 3승을 거뒀다. 사진은 김가영과 SK렌터카 장봉걸 단장.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종합애버리지 1점 이상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가영은 세트 수가 많은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전부 1점 이상의 우승을 기록했다.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선수 중 종합애버리지가 1점 이상인 선수는 김가영밖에 없다. 초대 챔피언에 오른 김세연이 0.888, 22-23시즌에 김가영을 결승에서 꺾고 우승한 스롱은 0.975를 기록했다.

김가영은 21-22시즌에 결승에서 종합애버리지 1.024의 기록으로 월드챔피언십 첫 우승을 달성했고, 23-24시즌에 1.064로 두 번째 월드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1.143의 역대 월드챔피언십 최고 종합애버리지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3쿠션으로 전향한 뒤 얼마 안 되는 시점에 1점대 종합애버리지로 우승을 차지하며 떡잎부터 달랐던 김가영은 지난 시즌까지 7연승, 그리고 이번 시즌에 7연승을 거둬 통산 14연승의 대기록과 동시에 종합애버리지 1점대 우승 13회와 최고 종합애버리지, 시즌 합산애버리지 1.208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남겼다. 

다음 7번째 시즌에는 과연 김가영의 기록 행진이 더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선수들이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지 김가영과 LPBA 투어 선수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사진=제주/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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