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사태 이후로 서울에서는 연일 탄핵 찬성, 반대 집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광업계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며 방한 외국인이 줄어들까 우려했는데요. 오히려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집회 현장을 찾아 한국의 시위 문화를 경험하는 K-시위 관광이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외국인은 "폭력, 방화 등이 없이 콘서트나 다름없어보이는 평화 시위가 인상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이 국제적인 구경거리 취급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일보는 일부관광객들과 여행업계 종사자들의 말을 빌려 서울의 탄핵 찬반 집회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투어 상품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헸는데요.
'K팝 콘서트 같은 활기를 느낄 수 있다', '군중의 열기 속 나름의 질서가 있다'는 외국인들의 후기가 퍼지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위 전용 관광' 상품까지 등장했습니다.
일부 업체는 SNS에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싶은 관광객들이 원하는 대로 투어한다'. '국회의사당 근처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한국 시위를 소개한다' 등의 문구를 올리며 시위 현장 관광 상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투어 가이드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현장에서 외국인들에게 "이곳이 12·3 비상계엄 사태 현장"이라며 12·3 계엄 사태와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녹여 관광객에게 안내했습니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 관계자들에 따르면 "집회 뷰가 보이는 방은 없냐"는 외국인 문의 전화가 적지 않고, 택시기사들 역시 최근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 등에서 외국인을 태울 때 "제일 사람이 많은 시위 현장으로 가달라"는 요청을 받곤 한다고 합니다.
"뮤지컬의 한 장면 같다", "한국이 불쌍하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처음엔 뮤지컬의 한 장면 같아 시위 행렬을 따라다니며 춤을 추고 사진을 찍었다"며 "하지만 현장 분위기에 익숙해질수록 한국이 겪는 혼란스러움에 한국이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외국인 관광객은 "시위 현장은 위험할 줄 알았는데 K-POP 콘서트장인 줄 알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다른 관광객은 "도심에서 행인과 시위대가 아무렇지도 않게 뒤섞인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시위가 일상이 된 모습이 안타깝지만 대체로 평화로운 모습이 대단하다"고 말했습니다.
대다수의 서양 관광객들은 자국의 집회에서는 방화나 폭력이 흔한데,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집회 참여자들은 다소 씁쓸하다는 반응입니다. 지난 주말 집회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시각으로 우리를 바라본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됐을 당시 현지 여행사가 '시위 체험' 상품을 출시해 프로테스트 투어를 처음으로 진행한 바 있는데요. 당시 여행사는 참여자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투어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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