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배우 故(고) 김새론이 생전 무분별한 사생활 폭로 영상에 고통받아왔다는 점이 알려지며 그 배경으로 사이버렉카(래커)가 지목됐다. 이들의 행태가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에 대해 ‘심리적 무기징역’을 내리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심리적 무기징역이라고 했는데 사실 유튜버들이 그런 역할을 많이 한다”며 “사이버렉카같은 사람들이 키를 갖고 있다. 그 사람들이 말하고 싶을 때 확 말하고 그래서 여론 조성을 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렉카는 이른바 교통사고 현장에 빠르게 달려가는 렉카(Wrecker·견인차)처럼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짜깁기 영상을 만들어 조회 수를 올리는 유튜버를 칭한다.
유 교수는 사이버렉카의 등장 배경으로 법적 공백을 꼽았다. 유 교수는 “유튜버들이 사이버렉카 연합회라는 걸 만들어 자신들의 일을 미화했다”며 “(유튜브는) 어떤 법에 있어서도 정확하게 단죄되지 않는데 사이버 렉카들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서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로 만든 것이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사이버렉카가 혐오 장사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짜뉴스보다 더 무서운 건 섞어버리는 뉴스다”며 “작은 팩트가 있다고 하면 굉장히 자극적으로 썸네일을 뽑아서 저질 소실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는 해당 내용에 관해 낙인을 찍고 공유하면서 그 영상이 파급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앞서 김새론도 사이버렉카의 영상과 악성 댓글로 심각한 고통을 받아왔다는 점이 유족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악성 댓글이) 거의 배설 수준이다”며 “누군가는 ‘돈을 많이 벌 때는 언제고’ 이렇게 말하는데 그 누구에게도 그럴 권리는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나아가면 실정법을 어길 정도의 모욕과 명예훼손, 사자 명예훼손이 난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공백이 메워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플랫폼을 규제하는 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독일의 네트워크 집행법은 혐오 관련 표현을 쓴 사람과 플랫폼 두 군데에 책임을 묻고 몇백억 수준이다”며 “플랫폼이 해외에 있더라도 국내법을 잘 만들어 놓으면 일종의 넛지 효과가 생길 것”이리고 덧붙였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