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촉발된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집값 급등을 부정해 왔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17일 처음으로 이상 조짐을 인정하며 특단의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집값 상승이)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며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불과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꿨다. 17일 그는 "거래 성사 물량이 급격히 늘었다"며 "이건 이상 조짐"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며 추가 대책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서울시는 여전히 "가격 상승 사례도 있지만 하락 사례도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강남발(發)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84㎡(국민평형) 아파트 평균 가격은 3년 3개월 만에 20억원을 넘어섰다.
<뉴스로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잠실 주공5단지 일부 평형은 토지거래허가제 이전 27억원에서 최근 39억원으로 불과 두세달만에 10억원 이상 치솟기도 했다. 비강남권인 노원·도봉·강북 등지의 아파트값 하락세도 멈춰서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세다. 지난달 거래량은 5171건으로 반년 만에 5000건을 돌파했다. 급격한 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세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의 대응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 시장이 지난해 말 해제한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강남 집값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만큼, 서울시가 다시 규제 강화를 검토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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