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은 "장기간 유동성 증가로 높아진 집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져야 수요 회복 시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진단하며 "강남3구를 제외한 수도권의 주택시장 회복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경영연구소가 지난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건설·시행·학계·금융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올해 하반기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거래시장 일선으로 분류되는 공인중개사업계는 더욱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사에 참여한 KB 협력 공인중개사의 79%가 하반기에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지방 미분양 등 부동산 산업 뇌관이 수요 회복에 더욱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고 있다"며 "지방은 미분양이 쌓이고 지역경제 침체 등 구조 문제가 깊이 남아 있어 하반기도 상승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강남3구의 경우 대출과 금리 규제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전체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 금리정책 변화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비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II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강남3구 매수자의 경우 현금 능력이 있어 대출과 금리에서 자유롭다"며 "금리가 내려도 대출 규제는 지속되기 때문에 하반기에 가격 상승을 기대하긴 무리"라고 판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일대만 오르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전체의 집값 상승은 제한되고 추가 금리 인하와 전세 상승 여부에 따라 하반기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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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DSR 규제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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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업계는 오는 7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가 예고되며 부동산 수요를 더욱 침체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하에도 수요가 침체된 이유는 대출 한도 규제"라며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 제도가 시행돼 하반기에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강남3구 고가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택 가격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출금리가 조정됐어도 실수요자 입장에서 체감할 정도는 아니고 경기 불확실성 영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의 변수도 향후 시장 변화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남3구를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가격 조정은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 외곽 등 수도권 일부는 매물이 늘고 거래가 원활하지 않아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 증가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18% 상승했다. 구별로는 송파(0.94%) 서초(0.74%) 강남(0.68%) 용산(0.24%) 등 투기지역과 강동(0.16%) 광진(0.15%) 등도 상승한 반면에 노원(-0.07%) 도봉(-0.04%) 등은 하락했다. 경기(-0.10%) 인천(-0.20%)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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