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영화 <침범>의 주인공, 권유리 배우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들려주었습니다.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 분),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 분)이 해영(이설 분)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밀도 높은 구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침범>. 이 범상치 않은 영화는 김여정 감독과 이정찬 감독이 각자 개발하던 시나리오의 연결성을 찾아 만들었다는 제작 과정부터 곽선영, 권유리, 이설 세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담아냈다는 점까지,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합니다. 특히 그간 대중이 익히 알고 있던 경쾌하고 해사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경계심으로 가득한 인물, 민으로 관객을 놀라게 만든 권유리 배우의 새로운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에게 영화 <침범>을 선택한 이유와 김민이라는 인물에 대한 그만의 해석을 들어보았습니다.
예상치 못해서 더 새롭고 놀라운 작품인 것 같아요. 영화 <침범>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같은 것을 반복하고 같은 곳에서만 머물러있는 걸 가장 경계해요. 그런 의미에서 <침범>은 저에게 새로운 장르라는 점에서, 새로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느껴진 작품이었어요. 일단 시나리오가 무척 재미있었어요. 이 이야기가 어떻게 스크린에서 펼쳐질지 궁금했고, 민이라는 캐릭터를 과연 제가 어떻게 연기할 지도 가늠이 안 됐어요. 그래서 도전해보자 싶었어요. 결과적으로 작업하는 과정도, 완성된 영화도 너무 좋았어요. 감독님을 비롯해 같이 작업하는 분들이 궁금한 눈으로 제가 연기한 민을 바라봐주었고, 그 시선이 영화에 잘 담기지 않았나 싶어요.
김민이라는 인물은 어떤 식으로 해석하고 이해해나갔나요?
적대적인 태도를 지녔다고 해야 할까요. 영화를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민은 누구에게든 곁을 잘 안 주는 사람이에요.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존재들에게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고요. 많은 분들이 인식하는 저의 특성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인물인 거죠. 그렇지만 민의 특성을 굳이 멀리서 찾으려 하진 않았어요. 제 안에 있는, 차갑고 냉소적인 면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민을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캐릭터를 시도해보고 얻은 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가능성이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지 못했었던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이 작품을 하면서 예상보다 더 좋은 것을 발견하기도 했고, 또 저의 부족한 점도 알게 되었어요. 그런 발견의 순간들이 모두 저에겐 귀중한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규정짓지 않았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생각해요.
앞으로 권유리 배우에게서 더 예상치 못한 면을 발견할 수 있겠다 싶네요.
그건 저의 바람이기도 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