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아케소 발표에 현지 업계 고무…"성공하면 美기술 3년 따돌려"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전선이 생명공학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 제약사의 폐암 치료 신약이 임상시험에서 서방 주요 경쟁사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둬 중국 업계가 고무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전했다.
중국 제약사 아케소(Akeso·康方生物)는 새 면역치료제 '이보네스시맙'(ivonescimab)이 임상 3상 시험에서 투약 환자의 절반이 무진행 생존기간(PFS·증상 악화를 겪지 않는 기간) 중앙값 11.1개월을 기록했다고 이달 의학 학술지 랜싯을 통해 밝혔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암 치료제인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 PFS 중앙값 5.8개월을 뛰어넘는 것이다.
아케소는 작년 9월 이같은 연구 결과를 처음 공개한 적이 있는데, 이달 열린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兩會)에선 국정자문기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이 이보네스시맙의 사례를 전국적으로 소개하면서 이목을 끌게 됐다.
이보네스시맙은 PD-1 억제제로 알려진 면역요법의 일종으로,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식별하고 죽이는 것을 돕는다.
중국 벤처캐피털펀드 '프리즈 펀드'는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케소의 신약 효능이 향후 더 많은 임상시험에서 검증된다면 중국이 미국에 비해 5년 뒤처졌던 PD-1 영역에서 오히려 3년 앞서나가는 국면으로 바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케소는 2012년 남부 광둥성 중산시에 설립된 업체다. 바이엘과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 등 서방 제약사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미쉘 샤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로 2천만위안(약 40억원)의 엔젤투자로 시작해 중국 지방정부로부터 임차료 보조금과 장비 지원을 받아 회사를 운영해왔다. 아케소는 2020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중국 매체들은 아케소의 신약 개발이 중국 바이오업계의 '딥시크 모멘트'라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현지 매체 신랑재경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팟캐스트가 지난달 "중국 바이오업계가 딥시크 모멘트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 언급을 비중 있게 전하며 "우리는 이런 변화가 중국의 혁신적 바이오업계가 지불·공급·투자 3주체가 교직된 진전 프로세스를 겪은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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