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첫 단독 공연서 1집 전곡 무대…"언제나 좋은 음악하는 제니일 것"
빨간 루비처럼 도발·카리스마 넘치는 연극 같은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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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화려하고 멋있게 해내는 그런 모습 말고, 버벅대는 솔직한 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앨범입니다. 모든 게 낯설고 처음 시작하는 것 같아요."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는 15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데뷔 후 첫 단독 공연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 쇼에서 "아직도 꿈만 같고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이렇게 여러분과 얼굴을 보고, 인사 하고, 이야기하니 (그제서야 실감이) 온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솔로 1집 '루비'(Ruby) 발매를 기념해 마련된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 쇼에서 제니는 수록된 모든 곡을 무대 위로 펼쳐냈다.
그는 6∼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10일 뉴욕에서 공연했고, 이날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루비'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뜻대로 하세요' 중 '온 세상은 무대일 뿐이고, 모든 사람은 단지 연극을 할 뿐이다'라는 구절에서 콘셉트를 딴 앨범. 제니는 솔로 팝스타처럼 특유의 카리스마와 여유로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영어 앨범을 풀어냈다.
여느 K팝 아이돌 그룹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시선을 사로잡는 특수 효과나 여러 멤버들이 빚어내는 '칼군무' 없이도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선 연극 주인공처럼 홀로 약 90분간 스테이지를 이끌었다.
붉은 커튼이 올라가고 등장한 제니는 무대 위 거울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스타트 어 워'(start a war)로 공연을 시작했다.
앨범명 '루비'를 연상시키는 적색 조명은 관객의 흥분을 고조시켰고, 제니의 퍼포먼스와 어우러져 묘하게 관능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공연 내내 K팝 간판 슈퍼스타답게 당돌하거나 도발적이거나 혹은 당당한 모습을 오가며 변신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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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는 '핸들바스'(Handlebars)를 선보일 때는 누워서 노래하기도 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말자는 선언과 같은 곡 '젠'(ZEN)을 부를 때는 노랫말처럼 파격적인 의상으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내·외 차트에서 선전한 선공개곡 '만트라'(Mantra)가 흘러나오자 관객의 환호는 한층 거세졌다. 제니는 붉은 의상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귓가를 '쿵쿵' 때리는 이국적인 비트에 맞춰 춤을 추다가도, 관객을 향해 '씨익'하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도 지었다. 약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가득 채운 관객이 뿜어내는 환호를 그가 온몸으로 흡수하는 듯이 보였다.
제니는 인트로를 포함해 내리 11곡을 소화하고 나서야 마이크를 잡고 첫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저의 첫 단독 콘서트에 와주신 여러분께 너무 감사하다"며 "막상 여기에 올라오니 되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과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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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는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환호를 만끽하고서 "앨범을 내고서 너무 큰 사랑을 받고, 무한한 사랑을 받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다.
제니는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비트의 '엑스트라L'(ExtraL)과 속사포 같은 랩에 여유 넘치는 몸짓이 어우러진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로 장내를 파티장처럼 만들었다. 서울에 대한 애정이 담긴 몽환적인 분위기의 '서울 시티'(Seoul City) 뮤직비디오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제니는 감성적인 앙코르곡 '스타라이트'(Starlight)와 '트윈'(twin)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블랙핑크의 멤버이자 동시에 솔로 팝스타로서 자신을 당당하게 소개한 90분이었다.
그는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마지막 소감을 말했다.
"앞으로도 언제나 좋은 음악을 하고, 좋은 사람인 제니일 테니 계속 지켜봐 주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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