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리 무어(웨스트버지니아주) 하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 5명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중국인의 미국 내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 참여 및 학생 비자 발급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무어 의원은 "중국 국민에게 비자를 발급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미군을 감시하고, 미국의 지적 재산을 훔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제 모든 중국인 학생 비자를 즉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으며 전문가들과 교육 단체들은 미국의 학문적 개방성과 국익에 반하는 조치라며 비판하고 있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 판타 아우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국적만을 기준으로 개인을 겨냥하는 정책은 잘못됐다"며 "유학생들을 외국인 혐오와 반중 정서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중국은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러한 조치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 교류와 협력은 오랫동안 미·중 관계 안정의 핵심 기둥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학자 포럼도 해당 법안이 미국 내 아시아계 과학자·학자·연구자의 역할을 약화시켜 과학 및 혁신 분야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일대 로스쿨 폴 차이 중국센터 연구원 청양양은 "이 법안은 교육과 연구의 자유를 제한하고, 미국 고등교육을 약화시키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교육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기준 27만7000명의 중국 유학생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유학생의 25%에 해당한다.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중국 유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은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유학생을 배출한 국가가 됐다.
지난해 플로리다주는 주립대학이 대학원 조교 및 박사후 과정 직위에 중국 등 6개국 출신 학생을 고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공화당 의원들의 압박이 거세지자 일부 미국 대학들은 중국 대학과의 학문적 협력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해당 법안에 대해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반응과 함께 "또 다른 중국인 배제법"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미·중 관계에 또 다른 긴장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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