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산속에서 도토리를 주워 껍질을 벗기고 말린 뒤 빻아 가루로 만들었다. 이 가루를 물에 풀어 앉혀 불순물을 가라앉힌 후 윗물만 사용해 묵을 쑤었다.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에 훌륭한 한 끼가 됐다.
부드럽지만 씹을수록 은은한 떫은맛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수분 함량이 높아 열량이 낮고 포만감이 크다. 쉽게 상하지 않아 예전에는 먼 길을 떠날 때 도시락 반찬으로 싸 가기도 했다.
도토리는 신석기 시대부터 식용됐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과 경기 하남시 미사동 등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저장된 도토리가 발견됐다. 고려 시대에는 충선왕이 흉년이 들자, 반찬 수를 줄이고 도토리를 맛봤다고 전해진다.
조선 시대에도 구황식으로 중요하게 여겨졌다. 임진왜란 당시 북쪽으로 피난한 선조는 상수리나무를 ‘토리 나무’라 불렀다. 마을 사람들은 임금의 수라상을 위해 도토리묵을 올렸다.
선조는 그 맛과 당시의 고생을 잊지 않겠다며 자주 도토리묵을 먹었다고 한다. 도토리묵 100g의 칼로리는 약 40~60kcal 정도 된다. 도토리묵은 주로 도토리 전분으로 만들어져서 칼로리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함께 먹는 양념이나 고명에 따라 칼로리가 달라질 수 있다.
도토리묵 효능에는 아콘산 성분이 포함돼 중금속 배출을 돕는다. 위장장애로 속 쓰림이나 위경련을 겪는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몸이 자주 붓거나 소변 횟수가 많을 때 도움이 된다. 100g당 40kcal로 저열량 식품이다.
수분 함량이 높아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타닌 성분이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 체중 감량에 유리하다. 또한, 지사제 역할을 해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
위점막을 보호하고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소화와 흡수력을 높인다. 지혈 작용이 있어 피를 빨리 멎게 하고 열을 내리는 해열 효과도 있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 방지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단, 따뜻한 성질을 지녀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과다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오늘은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던 감칠맛 나는 도토리묵무침 레시피를 소개한다.
도토리묵무침 레시피
양념장 재료
- 간장 ½T
- 매실청 1T
- 참치액 1T
- 후춧가루 약간
- 설탕 1T
- 고춧가루 1½T
- 다진 마늘 1t
- 통깨 1T (비틀어 사용)
- 참기름 1T
- 들깻가루 2T
- 다진 대파 1T
- 청·홍고추 (다진 것, 기호에 따라 선택)
도토리묵무침 재료
- 데친 도토리묵 500g
- 깻잎 50g
- 참나물 잎 50g
- 쑥갓 40g
- 당근 40g
- 채 썬 오이 20g
- 참나물 10g
- 채 썬 홍고추 5g
- 김자반 15g
- 들깻가루 1T
도토리묵무침 만드는 법
1. 데친 도토리묵 500g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깻잎 50g을 채 썰고, 쑥갓 40g은 한입 크기로 자른다.
3. 당근 40g은 길쭉하게 반으로 자른 뒤 얇게 편 썬다.
4. 양념장 재료를 모두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데친 도토리묵에 양념장 1T를 넣고 버무린 뒤, 먹기 좋게 썬 참나물 잎, 당근, 쑥갓, 깻잎을 넣고 버무린다.
6. 양념장 9T를 넣어 고루 섞는다.
7. 접시에 담고 참나물 10g을 보기 좋게 둘러놓는다. 채 썬 오이, 홍고추, 김자반을 올린다.
8. 남은 들깻가루 1T를 뿌려 완성한다.
도토리묵 보관법
도토리묵은 공기와 직접 닿으면 쉽게 마르거나 점액이 생길 수 있다. 남은 묵은 찬물에 담가 표면의 수분을 제거한 뒤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싼다. 이후 비닐봉지나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면 2~3일 정도 신선하게 유지된다.
보관할 때 물에 담가 두면 상하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오랫동안 보관하려면 냉동실에 넣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사용하기 전에 자연 해동한 후 데쳐 먹어야 원래의 식감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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