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기독교계로 부터 이단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천지와 결탁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코로나19 펜데믹 초기 신천지는 확진자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으며 이만희 총회장은 각종 혐의로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이에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 신천지와 악연을 맺은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대규모 인원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고 별도의 조직을 운영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만희 총회장의 측근과 접촉한 사실도 드러났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방역법 위반 혐의를 받던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차례 막은 사실을 거론하며 유착 정황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신천지 이만희, 측근 통해 윤석열 후보와 접촉 시도?
전 간부 "이재명 되면 신천지 망한다는 분위기였다"
12일 노컷뉴스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신천지와 유착한 정황을 공개했다.
노컷뉴스가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과 신천지 고위 간부들이 주고 받은 대화 녹취 파일에 따르면 대선을 50여일 앞둔 2022년 1월 16일 신천지 고위간부 A씨는 윤석열 후보와 한 여성(이 모씨)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 간부는 "오늘 잘 만나셨다고 해요. 모든 문제 해결해가요. 좋은 결과 만들어서 또 주일에 봐요"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사진을 찍은 이모 씨는 신천지 신도이자 유력 여성단체 회장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당시 신천지 내부에서는 '이재명이 되면 신천지는 망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천지 간부로 있다 탈퇴한 윤재천 씨는 14일 MBC시선집중에서 "이만희 총회장은 박정희, 이회창, 박근혜, 이명박 등 선거가 있을 때마다 보수 후보를 지지하라고 독려하는 분위기를 다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만희가) 당시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거부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신천지에 돌아서 신천지가 보호를 받으려고 하면 윤석열 후보를 찍어야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이는 신천지가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초기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됐으나 비밀리에 교세를 확장하는 특성 탓에 소속 교회와 교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강제 수사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신천지 교회 명단을 언론에 공개한데 이어 2020년 3월 2일 이만희가 가평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날 이 대표가 급습하기도 했다.
노컷뉴스는 대선을 앞두고 성사된 이 만남이 이만희 총회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내부 녹취도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A 간부는 "이만희 총회장님은 이 모씨를 통해 (윤석열을) 만나보고 싶어하고, 이모씨를 통해 윤석열 라인도 잡고 싶어하신다"고 말했다.
이만희가 윤석열 후보와 접촉을 시도한 것은 '사법리스크'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이만희는 2020년 8월 1일 구속된 후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고,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준법 교육 80시간을 선고 받았다.
윤재천씨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후보의 힘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천지 간부 탈퇴자는 2022년 2월 10일 CBS와 인터뷰에서 "총회장님이 편지를 하나 써 주셨는데 한 사람이 나를 도와줬다 이런 식의 내용이 있었다"며 "그 사람이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이고 그 분 덕분에 나올 수 있게 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광주에서만 신천지 교인 1만명 국민의힘 당원 가입.. 최소 10만 이상?
노컷뉴스는 신천지가 윤석열 후보와 만남을 넘어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도 공개했다.
2022년 2월 2일 자 신천지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에는 "총회에서 '총회 외교정책부장'이 임명됨에 따라 12지파에도 외교정책부장을 임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신천지는 2022년 1월 28일 자로 신천지 본부 총무를 총회 외교정책부장으로 임명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텔레그램 공지는 그 후속 조치에 따라 전국 12지파별 외교정책부장을 임명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정책부장 업무는 '신천지 비공개 대외협력 업무 및 각종 대외활동'으로 명시했고, 자격은 '신천지 신앙이 확고한 30세 이상 남자'로 제한했다.
이에 대해 윤재천 씨는 MBC라디오에서 "당시 정치권의 힘을 빌려서 코로나 사태의 팬데믹 위기를 모면하려고 이 조직을 창설했다"며 "그 다음에 윤석열 후보를 밀어서 신천지 교주의 재판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서 신천지의 교인들을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신천지는 대규모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는 것이 윤씨의 주장이다.
윤 씨는 "확인된 사항은 (호남) 광주에 1만 명 정도가 국민의힘 입당한 게 확인이 됐다"며 "신천지에는 12지파가 있어서 광주에서 했다고 하면 다른 지파에서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산술적으로 10만명 이상의 신천지 신도들이 국민의힘 당원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준표 "대선 경선 후 신천지 당원 가입 알았다"
윤석열 후보의 신천지 연루 의혹은 대선 당시에도 불거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022년 2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신천지 교인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원하려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선 직후 알았다"고 밝혔다.
당시 홍 시장은 "게임은 끝났다"며 "누가 주도했는지도 짐작하지만"이라고 밝혔다.
또, 2022년 2월 11일 20대 대선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이만희 교주께서 윤석열 후보 덕분에 살았으니까 빚 갚아야 된다. 빨리 입당해가지고 경선 도와주라고 했다는 양심선언이 나왔잖습니까? 진짜로 압수수색을 안한 이유가 뭡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오늘 아주 방어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은데, 근거 없는 이런 네거티브를 가지고 말씀을 막 하신다"고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신천지 측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객관적 증거도 없이 특정인들의 개인적 추측과 악의적 해석만을 짜깁기한 왜곡 보도"라고 반박했다.
민주 "윤석열 옹호는 신천지 옹호" "국민의힘 아닌 신천지의 힘"
윤 대통령과 신천지의 대선 유착 정황이 드러나자 민주당은 "윤석열 옹호는 결국 이단의 신천지 옹호가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 초기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던 윤석열과 신천지의 대선 유착 정황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며 "이단의 신천지를 만들려던 윤석열이 극우의 신천지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파면과 함께 이단 주술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것은 한국 사회 정상화의 핵심과제가 됐다"며 "신속한 윤석열 파면과 한국 사회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책임 있는 각계 종교 지도자들과 각 종교 교인 여러분의 기도와 실천을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국민의힘을 '신천지의 힘'이라 비꼬며 헌재 결정에 승복하라고 촉구했다.
안귀령 대변인은 13일 "내란수괴 윤석열은 신천지 힘으로 대통령이 된 것인가"라며 "윤석열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아니라 신천지가 만들어준 대통령이었나"라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윤석열은 검찰총장 재직 당시 방역법 위반 혐의를 받던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 차례나 막은 바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사이비 종교단체와 유착관계 맺고 대통령이 돼 대한민국을 사이비 공화국으로 전락시킨 것은 아닌가"라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오염시켰다면 용납할 수 없는 중대범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천지가 20대 대선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민주주의와 국민의 주권을 지키는 길"이라며 "사법당국은 즉각 윤석열과 신천지의 유착관계, 신천지의 국민의힘 경선·대선 개입 여부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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