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현재 출산율로는 2050년 이후 한국 경제 역성장"(종합)

한은 총재 "현재 출산율로는 2050년 이후 한국 경제 역성장"(종합)

연합뉴스 2025-03-14 11:30:42 신고

3줄요약

"대학 지역별 비례선발·거점도시 육성 등으로 저출생 해결해야"

"기후변화도 지속가능성 위협…녹색분류체계·탄소배출권제도 개선 필요"

"높은 자살률도 문제…이해관계 풀어줄 정치적 리더십 필요"

이창용 총재, GEEF 2025서 기조연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2025)에 참석, 구조개혁·불평등에 관해 기조 연설하고 있다. 2025.3.14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저출생·고령화와 기후변화를 한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대표적 과제로 꼽고 대학 지역별비례선발, 거점도시 육성, 탄소배출권 거래제 개선 등을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의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5로, 2023년(0.72)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이 출산율이 지속되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후반 0%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2050년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 출산율이 이어지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3년 46.9%에서 50년 후 182%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 출생아 수·합계출산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그는 한국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근본 원인으로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불안을 지목했다. 그 경쟁과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는 일자리와 사교육이 밀집한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는 현상이 거론됐다.

이 총재는 과도한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점도시 육성과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다시 제안했다.

거점도시 육성은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과 인구수를 고려해 2∼6개의 소수 거점도시에 정책지원을 효율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은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총재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주요 대학들의 의지만 있다면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성적순 선발만이 가장 공정하다는 인식이 유독 강한 탓에, 지역별 비례선발제에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지속성장 과제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나쁜 공기 질, 잦은 집중 호우, 줄어드는 사과 재배 가능 지역, 명태 어획량 감소 등을 사례로 들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국제기준에 맞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친환경의 정의를 더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탄소 감축을 위한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작년 4월 기준 t당 6달러에 불과한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가격을 현실적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탄소배출권 거래제(K-ETS)도 개선해 현재 90%에 이르는 무상 할당 비율(Free Allocation Rate)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배출권 총량(Cap)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GEEF2025 기조연설하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오른쪽)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2025)에 참석해 기조 연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인 윤동섭 연세대 총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 전 총재. 2025.3.14 nowwego@yna.co.kr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을 언급했다.

김용 전 총재는 "한국은 OECD 국가 중 25년 간 자살률 1위 국가"라면서 "10대, 20대, 30대의 주요 사망 원인이 자살이라는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OECD 평균 대비 우울증도 많은 편이고, 치료를 잘 받지도 않는다"며 "우울감을 느끼면 미래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해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을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은 노인빈곤율도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65세 이상의 40%가 빈곤 선 아래에서 사는데, 노인 자살률은 노인 대상 지출이 늘어날수록 낮아진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핀란드와 일본 등 자살률이 높았지만 낮추는 데 성공한 국가들을 사례로 들며 우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도 "젊은층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은 교육 경쟁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며 "노인자살률 역시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절대 수준으로는 아직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문제를 해결하고 헬스케어 사업 규제를 풀어줘야하는데, 모두 각자의 이해관계를 지키느라고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해가 얽혀있는 많은 규제들을 정치적으로 융합하고 풀어줄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hk999@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