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TV 신제품을 앞다퉈 공개하며 본격적인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 가전기업이 양산한 TV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자 삼성·LG 양사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에 승부수를 걸었다.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넘어섰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출하량 기준 중국 TV 브랜드인 TCL·하이센스·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LG전자의 점유율 28.4% 뛰어넘었다. 중국의 TV 출하량이 한국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맞서 글로벌 TV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다양한 미디어 기기가 범람하는 가운데 '구관명관'인 TV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능을 한층 끌어올린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부터 신규 AI 기능을 탑재한 '2025년 AI TV 신제품'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사전 판매 모델은 Neo(네오) QLED·OLED TV다. 신제품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 등을 고려해 필요한 행동을 추천하는 '홈 인사이트', 집안의 이상 움직임을 감지하는 '홈 모니터링' 등 신규 AI 기능을 갖췄다.
TV 리모컨에는 '클릭 투 서치'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AI 버튼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 기능은 시청 중인 콘텐츠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2025년형 Neo QLED 8K 모델에는 한층 강력해진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돼 콘텐츠에 최적화된 화질과 사운드를 구현한다.
LG전자도 지난 12일 '2025 LG 올레드·QNED TV 신제품 브리핑'을 열고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 또한 신제품 리모컨에 AI 전용 버튼을 탑재해 접근성을 향상했다. AI 버튼을 짧게 누르면 'AI 컨시어지' 모드로 진입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하고, 길게 누르면 음성 인식이 활성화돼 'AI 서치', 'AI 챗봇', 'AI 맞춤 화면·사운드'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 상무는 "1천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LG전자가 전체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의 프리미엄 TV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는 중국 가전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내 입지가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성비 가격을 내세워 물량 공세를 퍼붓는 중국에 맞서 국내 기업들이 내세울 수 있는 카드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업그레이드된 제품력이기 때문이다.
올해 TV 시장에 뛰어드는 두 회사의 각오 역시 남다르다. 강진선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2025년형 삼성 AI TV는 더욱 진화한 AI 기능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진정한 AI TV"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은 "실생활에서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AI 기능을 통해 고객의 TV 시청 경험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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