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박정우 기자] 정희윤 작가의 개인전 '보고, 보이는 자’가 3월 1일부터 20일까지 대구 중구 갤러리 토마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으며, 관람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타인’을 발견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정희윤 작가는 기존 작업에서 불안하고 왜곡된 형상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찾으려는 반항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결국 자신의 내면에도 타인의 모습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닫는 여정을 그려낸다.
정 작가는 “겨를 없이 달려온 시간 속에서 마주친 타인은 어쩌면 늘 곁에 머물며 나를 되돌아보게 했을지도 모른다”며 “이제 내가 보아온 형상들이 타인이 되어가며 새로운 나를 형성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작품들은 몸의 언어에 집중하면서도, 그 움직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는 인간 존재 자체에 주목하려는 의식적·무의식적 선택의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판화 기법 중 하나인 에칭을 활용해 순간적인 드로잉과 페인팅을 결합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인다. 강렬하고 거친 부식 효과와 잉크의 우연적 표현을 통해 독특한 시각적 깊이를 만들어내며, 형상화된 이미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층적인 의미를 형성한다.
정희윤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신과 닮은 익숙한 타인의 형상을 마주하며, 궁극적으로는 ‘나’라는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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