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금리인하 여력 있다…'토허제 해제' 등 가계부채 자극 유의"

한은 "추가 금리인하 여력 있다…'토허제 해제' 등 가계부채 자극 유의"

아주경제 2025-03-13 18:57:58 신고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3월) 설명회.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새로 개발한 지표를 근거로 최근 국내 금융상황이 대체로 중립적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부양 측면에선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며, 당분간 가계부채가 둔화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금리 인하로 인한 주택구매 수요 증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신규주택 공급 감소 등 향후 가계부채 증가 추이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13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비중을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두고 운영할 것"이라며 올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한은은 먼저 새로 개발한 금융상황지수(FCI-G)를 통해 현 금융상황이 중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지수로 보면 2023년 10월 이후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한 장기금리 하락 등 영향으로 긴축 정도가 축소됐으며, 최근 금융상황은 대체로 중립적"이라고 분석했다.


FCI는 경제 전반의 금융상황이 얼마나 긴축적이거나 완화적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은이 이번에 새로 도입한 FCI-G는 금융변수 경로 변화에 더 중점을 뒀다. 직전 1년 또는 3년간의 각 금융변수 변화가 국내총생산(GDP)갭에 미치는 누적 영향을 반영해 산출된다.


한은이 FCI와 FCI-G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국내 금융상황은 지난해 7월까지 빠르게 완화되다가 8월 이후 다소 긴축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


최창호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지수 기준으로는 현 금융 상황이 이미 중립적이지만, 현재 금리는 중립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의 상단에 있거나 중립금리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립금리 상황이나 경기 부양 등의 측면에서 아직 금리 인하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성장에 방점을 두고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경우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날 공산이 높다. 한은의 분석 결과 은행 가계대출 금리(월별 신규취급액 기준)가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서울 아파트 매매 지수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최대 0.9%포인트, 최소 0.3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하락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도 고금리 대비 저금리 국면에서 3배정도 컸다. 가계대출 금리가 4.8%를 초과하는 고금리 상황에서는 주택 가격 오름세 0.34%포인트 확대에 그쳤지만, 3.2%를 초과하는 중금리 국면에서는 0.48%포인트 확대했다. 3.2% 이하로 낮아진 저금리 상황에서는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 오름세가 0.9%포인트 확대됐다.


한은은 서울 강남권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지정 해제된 점이 집값과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대출 증가 추이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 확대 등 추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설명회에서 "서울 일부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의 영향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아파트 거래가 늘면 한두달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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