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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악마의 홀’이라고 불리는 이 홀에서 개인 통산 첫 홀인원에 성공한 선수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2년 차인 알레한드로 토스티(아르헨티나)다.
토스티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연습 라운드에서 52도 웨지로 133야드를 보내 홀인원에 성공했다. 공은 핀 뒤에 떨어진 뒤 경사를 타고 내려와 홀 안으로 쏙 들어갔다.
홀인원이 되는 걸 본 토스티는 펄쩍펄쩍 뛰며 17번홀을 감싸고 있는 물 근처로 갔고, 함께 뛰어온 캐디가 그를 밀어넣어 물 속에 ‘풍덩’ 다이빙했다. 토스티는 물 속에서도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던지는 등 진하게 기쁨을 만끽했다.
토스티는 PGA 투어를 통해 “20년 동안 최고 수준의 골프를 해왔는데 처음 홀인원을 한 날”이라며 “소그래스 TPC 17번홀보다 첫 홀인원을 기록하기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7번홀은 그야말로 ‘악마의 홀’이다. 2003년부터 지난해 대회까지 총 1037개의 공이 물 속으로 빠졌다. 매해 51.85개의 공이 빠지는 셈이다. 역대 가장 많이 물에 빠진 건 2007년으로 당시 93개 공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물로 흘러 들어갔다.
밥 트웨이는 2005년 파3인 이 홀에서 무려 12타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안병훈이 공을 4차례나 물로 보내 11타를 적어냈다. 2022년 나흘간 출전 선수들의 그린 적중률이 65.96%에 그쳤을 정도로 어렵게 플레이 됐다.
웨지 샷 정확도가 떨어지면 더블보기 혹은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해 우승 경쟁의 분수령이 되는 홀이기도 하다.
물론 홀인원도 총 14개가 나왔다. 그중 지난 3차례 대회에서 5개 홀인원이 탄생했다. 다만 토스티의 홀인원은 연습 라운드 때 나온 것이라 공식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야후스포츠는 “제리 파테가 1982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18번홀 옆 호수에 뛰어든 적은 있어도, 17번홀에서 홀인원을 하고 연못에 뛰어든 건 토스티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올해 PGA 투어 2년 차를 맞은 원래도 기행을 일삼는 선수로 알려졌다. 야생 조류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경기 중 나무에서 코코넛을 꺼내 마신 적도 있고, 콘페리투어에서 활동할 땐 큰 수표를 실은 작은 차를 몰고 다녀 이같은 행동이 놀랍지 않다고 야후스포츠는 전했다.
토스티는 “연습 라운드가 아니라 1라운드에서 나오길 바랐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한편 콜린 모리카와(미국)의 캐디 JJ 야코바츠는 연례 캐디 대회에 참가해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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