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한 때 아시아를 호령했던 중국 축구가 빠르게 몰락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축구 강국 태국에 덜미를 잡혔다.
10년 전 1부 구단들이 1000억원 이상을 쓰며 아시아 최고의 리그로 급부상했던 중국 축구는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참혹할 정도로 무너지고 있다.
레오니르 슬러츠키 감독이 이끄는 상하이 선화는 12일 일본 가와사키에 있는 도도로키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에서 0-4 완패를 당했다.
앞서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상하이는 2차전에서 네 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상하이가 8강 도전에 실패하면서 중국 슈퍼리그 팀들이 8강에 모두 오르지 못했다.
함께 16강에 진출했던 상하이 하이강은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게 1, 2차전 합계 1-5(1-4, 0-1) 완패를 당해 탈락했다.
중국은 ACLE 리그 페이즈에 상하이 두 팀을 비롯해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산둥타이산이 출전했다.
산둥은 포항 스틸러스와 8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두고 경쟁하고 있었는데 돌연 울산HD와의 최종전을 단 4시간 앞두고 대회를 포기한다고 선언해 충격을 줬다.
광주와의 7차전 중 일부 산둥 팬들이 지난 1980년 광주에서 발생한 5.18 민주 항쟁을 잔혹하게 진압한 전두환의 사진을 들고 광주 팬들을 조롱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건이 공안에 알려지면서 산둥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대회를 기권했다는 중국 현지의 분석이 나왔다.
이로 인해 산둥은 이번 시즌 출전 기록이 모두 삭제됐고 포항스틸러스가 산둥과의 경기에서 승리했던 기록도 사라지면서 피해를 봤다. 포항이 최종 9위(2승 5패·승점 6), 포항보다 승점이 적었던 상하이 하이강이 8위(2승 5패·승점 6)가 돼 16강에 올랐다.
16강에 두 팀이 오르면서 중국은 AFC 남자 클럽 대회 랭킹에서 동아시아 3위(53.837점)에 올랐다. 4위 태국(53.069점)과 근소한 차이였다.
문제는 AFC가 산둥의 기권 처리에도 불구하고 랭킹 점수를 산정할 때 산둥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상하이 선화와 하이강이 각각 19점, 14점, 챔피언스리그2(ACLT)에 나섰던 저장이 8점을 얻었는데 산둥은 대회 기권으로 점수가 0점이었다. 총 41점을 세 팀이 아닌 네 팀을 기준으로 나누면서 국가 점수가 10.250점으로 낮아졌다.
여기에 중국팀 두 팀은 모두 탈락하고 16강에 오른 유일한 태국팀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극적으로 이기고 8강에 진출하면서 순위가 뒤집히게 됐다.
부리람이 1차전에서 조호르와 득점 없이 비겼고 2차전 원정에서 승리해 많은 점수를 얻었다.
부리람이 23.5점을 얻었고 ACLT에 출전했던 방콕 유나이티드, 무앙통 유나이티드, 포트FC가 각각 14점, 11.333점, 10.667점을 얻어 네 팀 평균 14.875점을 얻었다.
AFC 남자 클럽 랭킹은 최근 8개년 국가 점수에 가장 최근 시즌 점수에 높은 가중치를 둬 합산 점수를 계산한단. 이번 시즌 점수가 1배이면, 가장 먼 시즌인 2016시즌 점수는 0.3배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로 인해 2021시즌과 2022시즌 점수가 0점대에 그치면서 태국과 격차가 좁혀졌고 올 시즌 점수 격차가 벌어지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AFC 클럽 랭킹이 중요한 이유는 두 시즌 뒤, 국가별 대륙대항전 티켓 배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올 시즌까지 얻은 점수를 기준으로 2026-2027시즌 서아시아와 동아시아 각각 1위 국가는 ACLE 본선 3장과 ACLT 본선 1장, 2~3위 국가는 ACLE 본선 2장에 플레이오프 1장과 ACLT 본선 1장을 얻는다.
4위 국가는 ACLE 본선 1장과 플레이오프 1장, ACLT 본선 1장을 받는 데 그친다.
클럽 랭킹이 아시아에서 각 리그의 수준을 결정하는 만큼 계수 확보도 그만큼 중요한데 중국은 올 시즌 모든 팀이 탈락하면서 계수를 추가로 얻을 수 없다. 반면, 태국은 부리람이 ACLE 8강에 살아남아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지난 2014년부터 계산을 시작한 AFC 클럽 대항전 랭킹은 한국이 최초에 아시아 전체 1위로 시작했지만, UAE와 카타르에게 2017년과 2018년 1위를 내줬고 2018년에는 중국에게 동아시아 1위 자리도 내줬다.
중국은 2019년에는 전체 1위에 올랐고 2020년에도 이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아시아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무려 7위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이때 태국은 9위로 중국보다 아래였다.
지난해까지 태국은 그래도 이겼던 중국이 올 시즌 산둥의 기권과 상하이팀들의 16강 탈락으로 인해 결국 태국에게도 밀리는 신세가 됐다.
한편 한국은 현재 광주FC가 빗셀고베를 16강에서 극적으로 이기며 8강에 진출해 살아남았다. ACLT에서는 전북 현대가 13일 시드니FC(호주)와 8강 2차전을 치러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은 현재 동아시아 2위로 2026-2027시즌에도 ACLE 본선 2장과 플레이오프 1장, ACLT 본선 1장을 받을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AFC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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