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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지난해 8월 대학생 시위대에 밀려 퇴진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와 가족이 해외 은행 계좌에 분산, 보관해온 자산 약 700억원이 동결되게 됐다.
12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한 치안법원은 전날 하시나 전 총리와 가족 명의로 된 124개 은행 계좌에 있는 4천753만달러(약 690억원)의 금융자산에 대해 동결명령을 내렸다.
자산은 영국과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영국령 케이먼 제도의 은행 계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또 하시나 전 총리와 가족 명의로 된 다카와 주변 지역 부동산도 압류할 것을 당국에 명령했다.
하시나는 집권 기간에 일부 관리들과 짜고 다카 및 주변 지역 노른자위 땅을 가족들과 나눠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방글라데시 반부패위원회(ACC) 측 탄원에 따라 내려진 것이다.
탄원에 따르면 하시나 전 총리 측의 금융자산과 부동산과 관련해 이체 및 처분이 시도됐다.
앞서 ACC 측은 지난 1월 하시나 전 총리, 그의 아들과 딸, 하시나의 여동생 및 두 딸의 부패 혐의에 대한 고발장도 접수한 바 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처음 총리를 지낸 데 이어 2009년부터 두 번째로 총리를 맡은 하시나는 수주에 걸치 대학생 시위를 유혈진압해 수백명이 숨진 지난해 8월 사퇴한 뒤 자신의 정부를 후원해온 인도로 달아났다.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민운동가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장으로 하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가 들어서 하시나 정부의 부패와 비리 등을 바로잡는 개혁을 진행하면서 차기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과도정부 측은 집권기간 저지른 야권 탄압 등으로 고발된 하시나 전 총리의 재판 진행을 위해 지난해 말 인도 측에 그의 인도를 요청했지만 공식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시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되는 총선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행보를 하면서 과도정부 및 시민사회 측과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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