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PDRN
스킨보톡스를 넘어 화장품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는 PDRN에 대한 이야기.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Ohui 프라임 어드밴서 디에이징 PDRN 부스터 샷 8만원. Lancôme 압솔뤼 롱지비티 더 소프트 크림 55만원. Rejuran Cosmetic 스킨 프로텍션 마스크팩 5매 2만8천원. Centellian24 360도샷 PDRN 액티브 세럼 8만원. Anua PDRN 히알루론산 캡슐 100 세럼 3만9천원. Medicube PDRN 핑크 펩타이드 앰플 4만1천4백원. AP Beauty 듀얼 리페어 리프트 크림 41만5천원. VT Cosmetics PDRN 글로우 앰플 3만2천원.
요즘 출시되는 화장품 성분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PDRN이다. 정확한 명칭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olyDeoxyRibo Nucleotide). 얼핏 스피큘처럼 새롭게 등장한 성분 같지만 사실 연어 주사라 불리는 리쥬란 속 성분과 동일하다. PDRN은 DNA 조각으로 이루어진 물질로 주로 수컷 연어의 정소에서 추출한다. 이는 사람의 DNA와 96% 유사하다. PDRN이 주목받는 이유는 탁월한 재생 효과 덕분. 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EGF나 콜라겐 생성을 돕는 FGF와 같은 성분이 세포를 채찍질 해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반면 PDRN은 세포의 기초 체력을 높여 스스로 활성화하도록 유도한다. 원리를 조금 더 설명하자면 PDRN은 세포 표면에 붙어 내부에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아데노신 A2A)과 결합해 세포의 움직임을 활성화한다. 쉽게 말해 PDRN이 세포의 움직임을 온·오프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몇 년 전부터 주목받고 있지만 그 탄생은 70년 전, 이탈리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에는 상처 치료를 목적으로 연구되었으며 당뇨병으로 인한 발 궤양, 화상, 욕창 등 조직 재생 치료에 주로 사용됐다.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피부과 및 미용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PDRN은 매우 고가의 치료제였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연어 개체 수가 적고 채취할 수 있는 정액의 양도 한정적이었어요. 또한 당시 기술로는 추출되는 DNA도 소량이었죠.” 재생의료 바이오 기업 제노큐어 오보경의 말이다. 그는 PDRN이 화장품으로 출시된 것은 불과 7년 전부터라고 덧붙인다. 추출 단계에서 원료 손상을 최소화하는 저온 추출 공법 등이 개발되며 본격적으로 화장품에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PDRN이라는 성분 자체는 이탈리아에서 개발되었지만 이를 활용한 화장품은 대부분 K-뷰티 브랜드라는 것. “한국의 항노화 신소재 연구 개발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PDRN 역시 우리나라가 가장 활발하게 연구·개발하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해왔죠.” 세계 최초로 장미 세포에서 PDRN을 생산하는데 성공한 바이오에프디엔씨의 모상현이 전한다. 또한 최초로 PDRN을 국내에 수입해 재생 주사 리쥬란을 개발한 파마리서치는 몇 년 전, 원료 국산화를 이뤘다.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화장품 제조사는 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수출되면서 한국은 PDRN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PDRN이 각광받는 이유는 단순한 피부 관리가 아닌 근본부터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트렌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주사제에는 연어 PDRN만 사용되지만 화장품에는 장미, 브로콜리, 녹차, 인삼 등 다양한 식물에서 추출한 PDRN이 포함될 수 있다.
최근 랑콤은 장미 PDRN을 함유한 ‘압솔뤼 롱지비티 더 소프트 크림’을 선보였다. 정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식물성 PDRN은 식물이 가진 특징이 포함한다. 또한 세포 배양 방식을 통해 얻을 수 있어 바이러스 오염의 위험이 적다.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윤리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하지만 연어 PDRN에 비해 생체 적합도가 낮으며 상용화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랑콤 교육팀 오진영은 “피부 상태와 알레르기 여부, 시너지 성분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세요”라고 조언한다.
PDRN을 어디서 추출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순도다. 하지만 제조사가 이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확인이 어렵다. 현재로서는 흡수가 용이한 저분자 PDRN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 또한 함량과 효과가 비례하지 않으므로 숫자에 현혹되지 말자.
이처럼 PDRN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흡수율을 높이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한다. “PDRN의 분자 크기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포솜과 같은 캡슐 형태로 개발하는 방식도 고려되겠죠. PDRN을 피부에 효과적으로 침투시키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진행 중이에요.” 모상현의 설명. 또한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개인의 피부 타입에 맞춘 PDRN이 개발되거나 AI 피부 진단을 통한 최적의 PDRN 조합을 추천하는 기술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DRN은 앰풀, 크림 등 얼굴 케어에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탈모 예방을 위한 두피 케어, 튼살 및 손상된 피부 회복을 돕는 바디 제품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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