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 착수… 삼성·SK에 미치는 영향은?

트럼프,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 착수… 삼성·SK에 미치는 영향은?

폴리뉴스 2025-02-14 13:04:15 신고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14일 로이터 통신 보도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의 조건을 재검토하고 변경한 후 일부 계약을 재협상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동안 반도체 보조금에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관세를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생산 시설을 건설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이에 따라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미국에 들어오는 반도체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투자 유인을 창출할 것이라는 논리다.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 및 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최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한 해외 기업들이 미국 정부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답하며 보조금 지급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보조금 지급이 미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비용 손실과 생산 지연에 대한 우려를 안게 됐다.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를 투입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와 47억4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AI 메모리반도체용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달 미 상무부와 최대 4억5800만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의 대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이 반도체법의 재검토를 통해 어떤 변경을 단행할지, 이미 체결된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보조금을 받은 뒤 중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과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중국에 주요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재협상이 이들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정부의 재협상 추진 배경에는 반도체 기업들이 보조금을 수령한 후에도 해외에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받는 기업들이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를 고용하고, 근로자를 위한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미국 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법을 통해 총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해 반도체 기업들을 유치하고자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재협상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전체 반도체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재협상 추진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로 인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재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와 함께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국내 5대 그룹인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철강과 알루미늄을 넘어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주요 산업으로 관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은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대관을 담당하는 고위 임원들은 정례 모임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정부 동향을 파악하고, 경제 단체와 협력해 의견을 통합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미국 워싱턴DC로 파견할 예정이며, 이 사절단은 미국 정부 주요 인사 및 상하원 의원과 면담을 통해 관세 정책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국경제협회는 지난해 최대 규모의 민간사절단을 파견해 한국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도를 강조했으며, 무역협회는 보편관세 부과가 현실화되기 전에 아웃리치 활동을 확대하고, 한국의 대미 경제 기여도를 홍보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