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충격 또 충격이다.
바이에른 뮌헨 20세 공격수 마티스 텔이 "토트넘에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깨고 결국 토트넘에 입성했다.
영국 언론도 깜짝 놀라는 모양새다. 대중지 '더선'은 4일(한국시간) "텔이 180도 태세를 바꿔 토트넘에 왔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을 무시한 지 며칠 만에 충격적인 이적을 감행했다"고 했다.
텔의 태도 변화도 이례적인데 또 하나 깜짝 놀랄 일이 있다.
텔을 길어야 4개월 쓰는 토트넘이 그의 원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 엄청난 임대료를 지불한다는 점이다.
임대료가 무려 1000만 유로(150억원)로, 어지간한 선수의 이적료 수준이다. 토트넘이 이렇게 통 큰 구단이었나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겨울 이적시장 막바지 토트넘 홋스퍼를 뜨겁게 달군 마티스 텔이 결국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 공격수 마티스 텔의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뮌헨의 텔과 계약한 것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 앞으로 국제 이적 동의서와 워크퍼밋(노동허가) 절차가 진행된다"라며 "그는 2024-2025시즌 남은 기간 임대로 구단에 합류한다. 여름에 완전 이적하는 옵션 조항이 있다. 그의 등번호는 11번"이라고 소개했다.
텔은 앞서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방향을 선회해 다시 토트넘 합류로 가닥을 잡았다. 토트넘이 적극적으로 완전 영입 의사를 드러내면서 이적이 성사됐다.
2005년생 대형 유망주인 텔은 2022년 여름 스타드 렌(프랑스)에서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율리안 나겔스만, 토마스 투헬 등 전임 감독 체제에서 중용된 텔은 지난 2023-2024시즌엔 로테이션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7골 5도움)를 기록해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이 부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해리 케인이 압도적인 존재지만, 지난 시즌 백업 스트라이커로 활용됐던 것과 달리, 올 시즌엔 주로 윙어들의 백업 자원으로 분류됐다. 왼쪽 자리에서 주로 출전한 그는 많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현재 득점이 없다.
텔은 결국 1월 이적시장 막바지에 뮌헨에 이적을 요청했다.
텔은 지난달 30일 뮌헨과 슬로반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을 마지막으로 뮌헨 선수단, 그리고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이후 충격적인 소식이 들렸다. 토트넘이 텔 영입에 무려 6000만 유로(약 903억원)의 이적료를 베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31일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구단 간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프랑스 매체 레퀴프에 따르면, 이적료는 약 6000만 유로(약 903억원)에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텔은 구단 간 합의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아직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텔은 아직 판매일지 임대일지도 결정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공식적으로 언젠가 뮌헨 레전드가 될 거라고 강조했었기 때문에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특히 '악마의 협상가'로 불리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텔 영입을 위해 직접 런던에서 뮌헨으로 건너가 텔과 면담하고 읍소할 정도였다.
텔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아울러 토트넘이 다급한 사정임이 드러났다.
그러나 텔은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 1일 "텔이 오늘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한 뒤 지난 나흘 동안 처음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남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텔이 팀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텔이 토트넘의 제안과는 별개로 그들의 프로젝트에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텔이 토트넘이 공개한 프로젝트에 확신을 갖지 못해 토트넘의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다만 텔의 설명은 거짓말이었다. 뮌헨 잔류는 애초에 그의 계획에 없었다.
상황을 지켜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텔 영입을 준비했다. 텔도 맨유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엔 구단 간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
맨유는 단순 임대를 선호했고, 뮌헨은 판매가 가능한 조항이라도 넣으려고 했다. 결국 이 지점에서 두 구단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텔은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그 사이 토트넘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텔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게 토트넘행을 설득했다.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이 뮌헨에 텔의 구매 옵션 조항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라며 "런던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고 임대 거래가 논의 중이며 최종 결정이 곧 내려질 것이다"라고 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여기에 더불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월요일 오전 텔과 긴 시간 전화 통화를 한 것이 텔의 토트넘 합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전했다.
감독이 직접 나서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고 결국 선수도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낀 셈이다.
당초 토트넘은 텔의 영입을 위해 이적료 6000만 유로를 제안했다.
하지만 최종 거래는 임대였다. 텔은 뮌헨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임대료가 두 구단 사이에 오가야 하는데 토트넘이 건넨 임대료가 굉장했던 것이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우리 정보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텔의 임대료로 거의 1000만 유로를 반는다"며 "뮌헨 입장에선 엄청난 성공적 딜"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토트넘은 텔의 연봉도 100% 부담한다. 선수 임대의 경우, 원소속팀과 선수를 임대하는 팀이 급여를 나눠서 내는 게 관례지만 텔의 경우엔 토트넘이 모두 부담하는 셈이다.
물론 텔은 뮌헨의 월드클래스 선수들처럼 연봉이 200~300억원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임대료 1000만 유로에 연봉 전액 부담은 토트넘 입장에선 파격적인 제안을 뮌헨에 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토트넘은 텔을 완전이적으로 데려갈 생각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텔의 영입은 토트넘 입장에서 보면 장기적인 관점의 영입이다. 이제 2005년생이기 때문에 양민혁,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과 단 한 살 차이일 만큼 어리고 현재 주전 스트라이커라고 할 수 있는 손흥민과는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난다.
토트넘은 최근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하고 아카데미에서 콜업시키며 선수단 평균 연령을 낮춰가고 있기 때문에 텔 역시 차기 토트넘 공격진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토트넘이 텔을 고평가하면서 그의 몸값이 순식간에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임대료 1000만 유로라는 보기 드문 딜이 성사됐다.
사진=토트넘 /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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