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 이적을 거절했던 마티스 텔이 마음을 돌린 계기에는 토트넘 레전드 해리 케인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영국 TBR풋볼은 4일(한국시간) "텔은 케인이 토트넘에 대해 말한 것을 공개했다. 그 내용은 토트넘에 합류하도록 설득하는 것이었다"며 "텔은 지난 금요일 토트넘 이적을 거부했고, 뮌헨 잔류 혹은 맨유나 아스널 이적을 선택할 것으로 보였지만 극적으로 마음을 바꿔 이적시장 마감일에 토트넘과 계약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텔은 이적시장 막바지 갑자기 이적을 요청해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극적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됐다.
토트넘은 이날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텔이 임대로 구단에 합류했다. 우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텔을 임대 영입하게돼 기쁘게 생각한다. 프랑스 21세 이하(U-21) 국가대표인 텔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뛰게 되며 올 여름 영구 이적 옵션이 있다"며 "등번호도 확정됐다. 텔은 11번을 입고 뛸 예정이다"라고 마티스 텔 영입을 발표했다.
프랑스 출신 공격수 텔은 2020년 7월 스타드 렌 유스 아카데미에 입단했고, 2021년 8월 불과 16세 나이로 1군 데뷔전을 치러 구단 역대 최연소 선수가 됐다. 첫 시즌 10경기에 출전했으며 9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 토트넘과 맞붙은 적이 있다.
2022년 여름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대체자로 바이에른 뮌헨에 이적했다. 당시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전까지 프로 무대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미지의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뮌헨은 과감하게 투자했다. 아무 것도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에게 400억 원 상당의 금액을 지불했다. 팬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너무 비싼 영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텔은 17세 126일의 나이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자말 무시알라(17세 205일)가 보유 중이었던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경신, 자신을 향한 의문을 단숨에 지워버렸다.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첫 시즌 리그 22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뮌헨의 분데스리가 우승을 도왔다. 두 번쨰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는 로테이션 멤버로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7골 5도움을 올리며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미래 자원으로 괜찮은 재능을 지녔다는 평가였으나 뮌헨의 주전이 되기에는 아직 무리였다. 뱅상 콤파니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후에는 철저하게 배제됐다. 이번 시즌에는 분데스리가 8경기를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14경기에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완전한 주전도 아니었고, 득점력까지 감소하면서 텔은 변화를 원했다. 겨울 이적시장서 임대를 추진했고 뮌헨도 텔이 뱅상 콤파니 감독 밑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이번 겨울 이적시장 때 텔의 임대 이적을 고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침 공격진 줄부상으로 고민이 깊었던 토트넘이 접근했다.
텔이 처음부터 토트넘 합류를 원했던 건 아니다. 토트넘이 공격진 보강을 위해 텔에게 접근했을 때 텔은 완강히 거부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등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의 제안을 기다렸다.
텔은 토트넘이 '출전시간 보장'까지 약속했음에도 이를 믿지 않고 이적 제안을 거부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독일까지 비행기를 타고 직접 날아가 일대일로 마주 앉아 협상을 벌였지만 텔은 토트넘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 1일 "텔이 오늘 토트넘의 제안을 거절한 뒤 지난 나흘 동안 처음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남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제 텔이 팀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텔이 토트넘의 제안과는 별개로 그들의 프로젝트에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텔이 토트넘이 공개한 프로젝트에 확신을 갖지 못해 토트넘의 이적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그러나 텔에게 관심을 보였던 팀들이 관심을 거두거나 원 소속팀 뮌헨이 이들의 제안을 거절하는 등 여러 이유가 겹치며 입단이 좌절됐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원했던 텔은 어쩔 수 없이 토트넘을 선택했다.
텔이 토트넘을 선택한 계기에 단순히 출전 시간 보장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토트넘 레전드이자 뮌헨에서 함께 했던 해리 케인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텔은 "케인이 토트넘은 훌륭한 사람들이 많은 빅클럽이라고 했다. 경기장은 물론 훈련장도 좋다고 했다. 나보고 토트넘에 가면 그 모든 걸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케인에게 들은 건 모두 긍정적이었다"며 이적을 결심하기 전 케인의 설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텔은 북런던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 케인의 설득을 받아 토트넘으로 임대 이적이라는 '엄청난 놀라움'을 주는 전환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텔의 결정에 케인의 설득이 있었다고 조명했다.
한편, 텔의 데뷔전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이나 애스턴 빌라와의 FA컵 경기까지는 적응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경기를 지켜본 후 맨유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나설 거라는 전망이 영국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텔은 스트라이커는 물론 왼쪽 윙어로도 뛸 수 있다. 현지에서도 텔 활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이제 텔을 올바른 위치에 기용하는 것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달려있다. 그는 윙어가 아니라 스트라이커다. 공격하고 골을 넣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토트넘이 텔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한다면 손흥민과 함께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다. 왼쪽 공격수로 출전할 경우 손흥민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토트넘을 거절했다가 케인의 추천으로 마음을 바꿔 입단을 결정한 텔이 제2의 케인이 돼 손흥민을 도울 조력자가 될지, 손흥민 자리를 위협할 경쟁자가 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토트넘,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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