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경기 불황으로 최근 몇 년간 성장한 다수의 저가 커피업체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커피 음료점 수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9만6473개에 달했다. 지난 2017년 이후 7년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국내 커피 브랜드 수도 지난해 말 기준 886개다. 국내 대표 저가 커피 브랜드 4개 사(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더벤티)의 매장 수는 9373개에 달한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 속 저렴한 가격의 커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며 매장 수도 증가했다. 다만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국제원두 가격이 급등하면서 내수시장의 수익성 역시 악화된 상태다.
게다가 국내 커피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은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지난 2023년 말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에 1호점을 낸 캐나다커피 팀홀튼은 1년 만에 매장을 13호점까지 늘렸다. 또 같은해 8월에는 롯데백화점이 모로코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 1호점을 강남구 청담동에 선보였다.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이 운영하는 랄프스 커피, 노르웨이 커피 브랜드 푸글렌도 1호점 등도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을 당기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브랜드들은 해외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5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향후 2, 3호점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메가MGC커피가 문을 연 몽골 울란바토르는 업계에서 매력적인 해외시장으로 꼽힌다. 울란바토르는 '몽탄(몽골+동탄) 신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강하며 젊은 인구 비율이 굉장히 높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필리핀과 싱가포르에 각각 11개, 1개로 총 12개 해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국가별·지역별 커피 소비 트렌드와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현지에 어울리는 메뉴와 고객 수요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여러 국가에 오픈하기 보다는 한 국가에서 다점포 출점해 현지에서 카페 밸류체인을 만들고, 메뉴 개발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향후에도 지역별 환경을 고려한 가맹점 개장 및 운영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해외 출점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컴포즈커피도 싱가포르에 진출해 현재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 외식 기업 졸리비 푸즈(Jollibie Foods)에 인수된 만큼 향후 해외 매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디야커피는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앞서왔다. 현재 미국령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 말레이시아 엘미나점을 운영 중이다.
올해 첫 해외 진출국으로는 라오스를 낙점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달 중 라오스 현지 파트너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예정이며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로의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가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고, 각국에 이미 유명 브랜드들이 자리 잡아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K-푸드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K-커피’가 어떤 차별화로 시장을 점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토핑경제’(소비자가 제품에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더하며 가치를 높이는 트렌드)를 잘 활용해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브랜드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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