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현정인 기자]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로 유명한 SK바이오팜이 새 먹거리로 TPD를 낙점했다. 몇 년 전부터 SK가 공들였던 기업을 인수해 TPD에 뛰어든만큼 해당 모달리티가 제2의 세노바메이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SK바이오팜이 지난해 5309억원의 매출과 8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 중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49.6% 급증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한다. 실적 전반이 이처럼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것은 주력 제품인 세노바메이트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세노바메이트는 2020년 미국 출시 이후 17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의약품이다. 미국의 경우 타국가와 달리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형태가 아닌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한 직접 판매를 구축했다. 뇌전증 시장 규모 대비 의사수가 적은 만큼 소수의 직원으로 직접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SK바이오팜의 이 같은 결정은 실적 개선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실제 SK바이오팜의 제품 매출액을 보면 2020년 129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 892억원, 2022년 1929억원, 2023년 2823억원 순으로 최근 3년 간 연평균 81.3%씩 증가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액이 4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우상향 추세를 보였던 만큼 외형은 물론, 내실 역시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지 않았게냐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더불어 그동안 체결했던 기술수출 계약금 일부가 지난해부터 인식됐고, 동아에스티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금 50억원이 신규 반영된 것도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이유다.
다만 SK바이오팜의 전체 매출 가운데 90% 이상이 세노바메이트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니 단일 품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은 상황이다. 게다가 세노바메이트는 2032년 10월이면 특허가 만료된다. 물리적 시간이 7년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새로운 신약 개발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SK바이오팜은 TPD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테오반트(현재 사명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인수를 택했다. TPD가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받고 있으며, 기존 매출원인 세노바메이트와 시너지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바이오팜 측은 TPD 기술 확보와 관련해 "유망 기술을 중추신경계(CNS)로 확대 적용하고 항암 연구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인수를 마친 SK바이오팜은 TPD의 분자 접착제 발굴 플랫폼인 'MOPED'를 확보했으며, 고형암 적응증인 IKZF2부터 HR+ 유방암을 타깃으로 하는 ER 등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을 연구하고 있다. 개발 단계는 비임상에서 후보물질 발굴 등 초기 단계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R&D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TPD를 비롯한 여러 모달리티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파이프라인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당 모달리티에 몰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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