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뜬 둥근 달. 우리는 환하게 밤을 비추는 달을 보며 마음에 품은 소원을 비는 데 익숙하다. ‘달은 늘 기도를 받는다.’ 그런데 달한테 우리의 소원을 들어줄 능력이 있을까? 달은 사람들의 끊이지 않는 기도에 귀가 아프지 않을까? 이런 상상에서 이 소설은 출발했다. 소설 속 달은 결국 어느 날 땅으로 뚝 떨어진다. 그리고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와, 그런 아이를 돌보는 늑대 카나를 만나게 된다. 카나는 아이와 함께 놀고, 훈육하며, 아이가 배를 곯을까 전전긍긍한다. 그런 카나를 신기하게 관찰하기만 하던 달도 어느새 그들과 함께하며 변화하는데…. 세상에서 그저 사라져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던 달의 마음속에 스민 그 변화를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책은 ‘함께 있음’의 가치를, 조용한 희망의 불빛을 전한다.
■ 울지 않는 달
이지은 지음 | 창비 펴냄 | 164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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