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김진혁 기자 = 토트넘 홋스퍼는 정녕 손흥민의 폼이 낡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 영국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보다 ‘상위 호환’인 공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발언까지 일삼았다.
토트넘은 7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6년까지 손흥민과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했음을 알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21년 손흥민은 토트넘과 1년 계약 연장 옵션이 포함된 재계약을 맺었다. 당초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오는 6월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 전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손흥민과의 새로운 재계약이 점쳐졌지만, 손흥민의 뜻하지 않은 부진으로 구단은 점차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쪽으로 뜻을 바꿨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토트넘은 손흥민과 2026년 6월까지 계약이 연장되는 조항을 활성화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손흥민이 적어도 한 시즌은 더 뛴다는 것이 구단의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의 재정 상황으로 더 높은 급여를 주는 것을 기피하고 있어 계약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추측했다. 손흥민에 계약에도 동일한 조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손흥민은 토트넘과 1년 연장이 아닌 장기 계약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이사회와 관계에서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있지 않다. 토트넘이 제안한 계약 연장에 불만을 품고 있다. 손흥민의 불만은 현재와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갱신하려는 구단의 계획에서 비롯됐다. 그는 그전까지 보여준 활약에 기반해 계약 기간과 연봉 측면에서 더 나은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일말의 여지도 없이 손흥민과 1년 계약 연장을 결정했다. 손흥민의 장기 계약 의견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ESPN’은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계약을 희망했다. 그러나 아무런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단순히 이미 가지고 있던 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미 찬밥 대우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레전드다.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약 10년 동안 공식전 431경기 출전해 169골을 기록했다. 이는 구단 역대 득점 4위의 기록이다. 8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며 꾸준한 기량까지 과시했다. 2021-22시즌에는 리그에서 23골을 집어넣으며 아시아인 최초 유럽 빅 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레전드 대우와는 정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 매각 가능성까지 나왔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손흥민의 계약은 단지 1년 연장된 것이다. 그가 내년에 클럽을 떠나는 자유 이적에 동의할 수 있다. 토트넘은 지금이나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를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손흥민의 대체자까지 물망에 올랐다. 이를 보도한 매체는 손흥민의 ‘업그레이드’ 버전 공격수라며 이해할 수 없는 평가까지 내놨다. 영국 ‘풋볼 팬캐스트’는 10일 “토트넘은 ‘매우 빠르고 위협적인’ 손흥민의 상위 호환 공격수인 도니얼 말런을 목표로 2,100만 파운드(약 370억 원)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충격 보도했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도 “말런이 아스톤 빌라와 개인 합의를 했다고 추정하지만, 금액이 독일 측 가치 평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다이엘 레비 회장을 위한 협상 테이블이 아직 남겨져 있다”라고 주장했다.
1999년생 말런은 네덜란드 출신 측면 공격수다. 2017년 PSV 아인트호번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2021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합류했다. 이적 첫해 분데스리가 27경기 5골 6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하게 활약했고 이후 시즌에서도 26경기 9골 5도움, 27경기 13골 1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올 시즌도 13경기 3골을 뽑아내고 있다.
말런이 좋은 자원인 것은 맞다. 그러나 매체는 손흥민과 비교를 하며 도를 넘는 평가를 했다. ‘풋볼 팬캐스트’는 “손흥민은 여전히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지만 나이가 이 모든 것을 따라 잡고 있으며 그는 예전과 같이 게임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말런이 토트넘에 입단할 수 있는 이유이며 지난 시즌부터 그의 기록이 보여주듯 말런의 영입은 토트넘 측의 즉각적인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말런은 페널티킥 없이 많은 골을 넣었고, 손흥민보다 더 많은 크로스를 성공하고 페널티 지역에 들어가는 등 90분당 더 많은 성공을 거뒀다. 궁극적으로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지만 올해 33세가 될 예정이고 스쿼드에서 여전히 유용한 선수일 수는 있지만 엔제 포스테코글루 시스템에서 정규 선발 선수는 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해할 수 없는 평가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팀 내 미치는 영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토트넘의 계획이 정말 손흥민 매각 후 대체자 영입이라면 국내 팬들에게 이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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