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혜영 기자 = 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50대 엄마와 30대 아들이 출연해 30년간 이어져온 모자 갈등을 고백하며 눈물의 상담을 진행했다.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로부터 끊임없는 폭언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더러운 피" 등의 말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우울감을 느끼며 자랐다는 것이다. 아들은 "매번 엄마와 대화하면 나는 인간 쓰레기처럼 느껴지고, 엄마는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엄마를 마주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특히, 아들은 초등학교 때 우연히 엄마의 일기를 보고 자신이 임신중절에 실패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엄마의 폭언은 더욱 심각해졌고, "너만 없었으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거다"는 말을 듣고 자라면서 스스로를 잘못 태어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아들은 "수능을 망친 날, 엄마는 나에게 '너 때문에 친척들 볼 낯이 없다. 차에 치여서 죽어라'고 했다"며 충격적인 경험을 털어놨다. 또한, 엄마가 새아빠와 함께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자, 아들은 엄마와의 만남이 두려워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엄마는 "숙소 취소비가 아깝다"며 아들을 추궁했다고 한다. 아들은 "그렇다면 내가 죽어서라도 그 돈을 갚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고백했다.
이날 방송에서 오은영 박사는 아들의 상황을 본 뒤, "지금까지 출연한 분들 중 우울증 지수가 가장 심각한 경우"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엄마는 자신이 아들에게 한 폭언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한다고 하자, 엄마는 "네가 그렇게 힘들다고 나를 괴롭히는 것 같았다"고 말하며 아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은영 박사는 엄마의 태도에 대해 "어머니는 자신이 살아온 방식에 대해 강한 정당성을 갖고 계시다. 그래서 아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의 정당성이 중요한 사람"이라며, 아들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오 박사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내가'와 '나는'이라는 단어를 빼고, 아들의 마음을 물어보라"고 조언했다. 또한, 아들에게는 "당신의 존재 자체가 존귀한 것임을 기억하라"며, "어머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당신을 키워냈고,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성장시켰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내외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