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오전 9시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한다고 9일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기업 애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6조1486억원으로 전년(32조7657억원) 대비 2배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23조400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산된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35.38%에 달한다.
분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9조6943억원, 영업이익 8조114억원이다. 확정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부합한다면 최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뛰어넘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 배경엔 HBM이 있다. 삼성전자는 HBM이 부진한 가운데 주요 수익처인 범용 D램 가격 하락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으로 일반 D램보다 5배 이상 비싼 고부가 메모리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세계 최초로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미국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에 사실상 독점적인 공급업체 입지를 구축했다.
고용량, 고성능 기업용 SSD(eSSD) 제품 수요가 급증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고용량·고성능 eSSD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8조1000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제품 가격 하락 지속에도 HBM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믹스 제고에 따른 경기 방어력을 증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AI향 제품 수요 증가로 SK하이닉스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프앤가이드가 추산한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4조2358억원, 34조1814억원에 달한다. 2026년 매출이 93조4184억원, 영업이익이 37조1194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신제품 개발 통해 시장 주도권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개발을 공식화한 HBM3E 16단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업계 최고층인 16단을 구현하면서도 칩의 휨 현상을 제어하고 방열 성능을 극대화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8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며 사업 협력 의지를 다졌다. 최 회장은 "젠슨 황과 피지컬 AI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며 "(젠슨 황이) 최근 발표한 코스모스 플랫폼을 앞으로도 같이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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