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MVP 후보’ 허수봉 “한 시대 최고 공격수이고 싶다”

[신년 인터뷰] ‘MVP 후보’ 허수봉 “한 시대 최고 공격수이고 싶다”

한스경제 2025-01-09 15:32: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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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허수봉. /KOVO 제공
현대캐피탈 허수봉. /KOVO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남자배구를 호령했던 삼성화재의 유일한 대항마는 현대캐피탈(전신 현대자동차 포함)이었다. 당시 삼성화재 김세진, 신진식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가 현대캐피탈의 후인정이다.

2005년 정규리그 우승과 그해 최우수선수(MVP) 수상,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2006~2007년) 등을 경험한 후인정의 뒤는 문성민이 이었다.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2015-2016, 2016-2017시즌 정규리그 MVP를 거머쥐며 2010년대를 호령한 문성민에 이어 다시 등장한 현대캐피탈 스타는 바로 허수봉(27)이다.

프로배구 V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20대 주장이자, 아포짓 스파이커와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을 오가는 그는 본지와 신년 인터뷰에서 “한 시대 동포지션 최고의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후인정·문성민 잇는 현대캐피탈 최고 스타

현대캐피탈은 17승 2패 승점 49(1위)로 V리그 독주 태세를 갖췄다. 최근 10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10연승을 올린 건 V리그 남자부 최다 18연승을 달성한 2015-2016시즌 이후 9시즌 만이다.

허수봉은 현대캐피탈의 팀 컬러에 대해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높이가 좋아 갖춰진 블로킹 시스템을 활용해 블로킹을 잡거나, 그걸 통해서 수비가 되면 오픈 공격 등으로 반격 상황을 만들어 점수를 가져오는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팀 연승에 힘을 보태고 있는 자신의 활약에 대해선 “팀 내 강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 상대는 저를 1번으로 마크하지 않을 상황이 생긴다. 상대는 막을 선수들이 많다 보니 제가 평균 공격 성공률(55.86%·1위)에서 좋은 수치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저는 공격력에서 강점을 가지는데 올 시즌엔 감각이 좋아서 서브 부분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물론 저희가 더 좋은 팀이 되려면 리시브나 수비에서 더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립 블랑 감독님도 그 부분을 더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현대캐피탈 허수봉과 문성민, 최민호. /KOVO 제공
왼쪽부터 현대캐피탈 허수봉과 문성민, 최민호. /KOVO 제공

올 시즌 V리그 남자부 1~2라운드 MVP를 독식한 허수봉은 유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다. 후인정, 문성민에 이어 현대캐피탈 출신 V리그 최고 스타에 도전한다. 공격 성공률 외에도 세트당 서브 1위(0.457개), 득점 4위(339점) 등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는 허수봉은 “현대캐피탈이라는 명문 팀에서 좋은 선배들 보면서 많이 배워왔던 것 같다. 어릴 때 (문)성민이 형을 보면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배구도 잘하시는데 선수들을 모으는 힘인 리더십도 좋으셔서 많이 보고 배웠다”며 “성민이 형이 공격적인 부분에서 한 번씩 저에게 지적도 해주신다. 제가 성민이 형을 보면서 ‘공은 이렇게 때리는구나’라는 등 그런 부분들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허수봉은 다수의 배구 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어렸을 때 키가 커서 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키가 163cm 정도 됐다. 엄청 큰 편은 아니었지만 또래들보단 큰 편이어서 배구부 코치님께서 배구를 권유해 초등학교 4학년 때 시작하게 됐다. 이후 초등학교 6학년 때 준우승을, 고등학생 때는 우승을 경험했다. 성적이 잘 나왔다”고 떠올렸다. 허수봉의 스탠딩 리치는 255cm, 서전트 점프는 65cm로 준수하다.

◆20대 주장으로서 시즌 목표는 트레블

허수봉은 선뜻 먼저 말을 거는 등 인간관계에서 주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는 성격유형검사(MBTI) 결과 ‘ISTP’를 받았다. 내향적이면서 현실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성향이다. 비시즌에 집에 주로 있으면서 TV로 넷플릭스 드라마를 본다는 허수봉은 시즌 중 코트에선 정반대로 리더이자 에이스의 면모를 뽐낸다.

그는 “감독님이 처음 주장을 제안하셨을 때 매우 부담스러웠다”며 “하지만 팀 내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최민호 형과 대화하면서 조언을 받았다. 선배들이 ‘네가 주장으로서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으면 하라’고 말씀해 주셔서 지금 많은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어린 선수들도 잘 따라와 준다. 제가 주장으로서 모범을 보이려고 훈련에 집중하기도 한다.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서 감독님과 대화한다. 선수들이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얘기 드려서 개선해나가려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 /KOVO 제공
현대캐피탈 허수봉. /KOVO 제공

주장으로서 감독과 선수들 사이 가교 구실에 충실히 하고 있다. 허수봉은 “감독님과 미팅을 많이 한다”며 “감독님은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휴식적인 부분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경기 일정이 빼곡할 때는 선수들의 훈련량을 잘 조절해 주신다. 소통도 잘 해주신다. 훈련할 때는 퀄리티 높게 집중력을 가지고 훈련하라고 말씀하시지만 생활적인 부분에선 친근하고 재미있게 대해주신다”고 전했다. 유쾌한 성격의 블랑 감독은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선두로 지휘하고 있다.

남자배구의 인기는 과거에 비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허수봉이 꼽는 남자배구의 묘미는 ‘시원한 공격력’이다. 그는 “강한 공격에서 수비가 되고 랠리가 되는 건 쉽지 않은데 그런 랠리가 나올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짚었다.

허수봉은 “개인상 욕심은 없는데 한 시즌이 끝났을 때 주장으로서 잘했다는 얘기는 듣고 싶다”며 “하지만 우승이라는 팀으로서의 목표가 우선이다.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마지막에는 ‘트레블(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했다.

허수봉은 인터뷰 당일에도 서브와 서브 리시브 훈련에 임했고 예정된 경기 상대팀 분석 미팅도 진행했다. “매일 행복하게 즐겁게 지내려 한다. 하루하루를 후회 없이 보내려 한다”는 그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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