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김택규(60) 현 회장의 차기 회장 선거 입후보를 불허하면서 그의 재선 도전은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김 회장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대한축구협회와 마찬가지로 선거 중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는 제32대 회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8일 위원장 명의의 공고에서 “선거 관련 규정에 따라 김택규 후보의 후보자 결격사유를 심사한 바, 관련 규정 및 정관에 따라 후보자 등록 결정을 무효로 하고 회장 후보 결격자임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이 공금 횡령 및 배임 등으로 입건됐고, 보조금법 위반으로 협회에 환수금 처분을 받게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결격 사유를 설명했다. 충남배드민턴협회장 출신으로 2021년 1월 제31대 회장으로 당선된 김 회장은 이번 선거엔 나설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김 회장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가장 큰 이유는 김 회장이 이대로 물러나면 모든 의혹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문체부의 수사 의뢰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회장이 축구협회, 대한체육회 선거와 마찬가지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허정무 후보의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중단됐고, 체육회장 선거는 강신욱 후보가 선거 중치 가처분 신청을 내고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만약 김 회장이 가처분 신청을 하면, 앞서 사례처럼 인용돼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김 회장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3)의 ‘작심 발언’ 이후로 배드민턴협회 관련 각종 부조리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후 안팎으로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문체부는 지난해 10월 말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사무 검사·보조사업 수행점검 결과를 발표하며 김 회장 해임을 요구했다.
김 회장의 출마가 무산되면서 배드민턴협회장 선거는 최승탁(60)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 전경훈(51)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동문(50)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등 총 3명의 후보가 출마하게 됐다. 배드민턴협회장 선거는 오는 16일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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