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웨스트햄유나이티드가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하고 그레이엄 포터 감독 선임을 할 전망이다.
9일(한국시간) 웨스트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로페테기 1군 감독이 오늘 팀을 떠난다. 2024-2025시즌 전반기 성적은 구단 야망에 부합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일반적인 감독 경질 발표와 달리 직설적인 표현이 들어갔다.
로페테기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웨스트햄 감독으로 선임됐다. 웨스트햄은 스페인 대표팀과 레알마드리드를 비롯해 여러 구단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낸 로페테기 감독의 경력을 높이 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도 울버햄턴을 반 시즌가량 지도하며 팀을 준수하게 수습한 점도 높이 샀다.
그러나 웨스트햄에서는 그닥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2010년대 초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에서 좋은 성과를 냈고, 스페인식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지도자다. 웨스트햄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오던 수비를 우선시하고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리는 축구와는 결이 맞지 않는다. 22경기 7승 5무 10패라는 초라한 성적이 이를 방증한다.
또한 전술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아도 선수단 장악 측면에서는 레알 시절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데다 구단 수뇌부와도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킨 전례가 있어 불안 요소가 분명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은 모양새로 웨스트햄을 떠나게 됐다.
후임 감독은 그레이엄 포터가 유력하다. 포터 감독은 스웨덴 외스테르순드에서 두각을 드러내 2018년 스완지시티에 부임하며 잉글랜드에 입성했다. 2019년부터는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에 부임해 구단 특유의 스카우팅 시스템과 제대로 시너지를 냈고, 2021-2022시즌에는 당시 팀 내 최고 성적이었던 PL 9위를 기록하며 숱한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경력이 끊긴 상태다. 2022년 9월 호기롭게 첼시로 이적했으나 31경기 12승 8무 11패로 빅클럽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내며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2023년 4월 경질됐다. 승률 자체는 브라이턴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첼시는 포터 감독의 적응을 기다려줄 만한 여유가 없었다. 이후 포터 감독은 1년 9개월 동안 휴식을 가졌고, 웨스트햄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웨스트햄 이적설도 당분간 잠잠해질 걸로 예상된다. 황희찬이 웨스트햄과 연결된 건 공격진 부진과 ‘알짜 매물’이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로페테기 감독이 황희찬을 지도한 적 있다는 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끼쳤다. 황희찬 입장에서는 포터 감독이 부임하면 아예 새로운 팀에 적응해야 하는 셈이고, 현재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밑에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올겨울에는 이적보다는 잔류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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