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인도 시장 역대 최대 판매…점유율은 ↓

기아 EV9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는 합산 약 80만 대를 판매하며 현대차는 2위, 기아는 6위를 유지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소폭 하락하는 이중적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14.23%에서 13.75%로 감소했고, 기아 역시 5.87%에서 5.83%로 줄어들었다. 점유율 하락은 전체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인도자동차판매사협회(FADA)의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55만9984대, 기아는 23만7479대를 판매하며 각각 전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는 판매량이 8615대 늘어나며 6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기아도 1만 대 이상의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점유율 감소는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승용차 시장 1위는 일본 스즈키와 인도 마루티의 합작 회사인 마루티 스즈키가 차지했으며, 총 163만9978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이 40.26%에 달했다.

이 같은 경쟁 환경 속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통해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첫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인 '크레타 EV'를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30년까지 총 5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고속 충전소도 7년 내에 600곳 이상 설치할 계획이다. 기아 또한 인도 맞춤형 소형 전기차를 개발 중이며,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SU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인도 내수 시장에서 60만대 판매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60만5433대를 판매하며 역대 연간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현지 전략형 SUV 모델인 크레타는 연간 최고치인 18만6919대를 판매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 같은 성과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지 맞춤형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아는 지난해 25만5038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연간 판매량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1월 출시한 쏘넷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쏘넷'이 실적을 견인하며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아는 연말까지 현지 쇼룸을 700개까지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고객 접점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도 현대차와 기아는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현대차는 2024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421만6680대를 판매하며 6.9%의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SUV 신차 출시와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판매에서는 그랜저가 11만3062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는 2023년 동안 사상 최다 연간 판매실적을 경신하며 총 308만5771대를 판매했다. 스포티지가 52만3502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아는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증가와 점유율 감소라는 이중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현지 맞춤형 전략과 친환경 차종의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