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시로 풀어보는 한국 현대미술'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미술사가이자 평론가인 진휘연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가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 현장을 재조명한 책 '전시로 풀어보는 한국 현대미술'(헥사곤)을 펴냈다.
저자는 2000년 이후 한국미술의 특징을 네 가지로 설명한다.
첫 특징은 대형 전시장의 증가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옛 대법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2002년 서소문본관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도 2013년 서울관을 개관하는 등 하드웨어가 확충됐다.
한국 미술은 또 세계화와 유행에 속도감 있게 반응했다. 저자는 소셜네트워크의 이미지와 해시태그 키워드가 작품에 대한 모든 것을 전달하면서 미술비평은 작품 논의를 주도하던 위치에서 내려선 것 같다고 진단한다.
그는 또 비평이라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무력화한 뒤 시장이 이를 대체했다고 분석한다. 최근 아트페어들이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기보다는 이론과 비평, 역사를 함께 가져와 참여하는 추세에 대해 이제 미술시장이 평가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확립하려 하고 다수의 관람객이 그것을 지지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이런 특징 속에서 '유토피아', '인터미디어', '미술과 정치' 등의 키워드로 지난 25년간 한국 미술계의 전시들을 돌아본다.
2012년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서도호 개인전과 2003년과 2008년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이기봉 개인전,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지어지기 전 건립예정지였던 기무사터에서 열린 '신호탄'전, 2010년 두산갤러리의 이형구 개인전, 2001년 갤러리현대 노상균 개인전 등 주요 개인전과 기획전을 다양하게 살피며 21세기의 첫 사반세기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도를 그려낸다.
저자는 "유학에서 돌아온 1995년부터 한국의 많은 전시를 관람했고 다수의 비평문을 작성했다"며 "그중에서 의미 있다고 본 작가와 그들의 대표 전시를 모았고 미술사가의 눈으로 분석해 한국 미술계의 역사적 현장성을 되살리려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3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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