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하나금융 함영주, ‘사자보다 가젤’ 강조한 까닭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 [그래픽=황민우 기자]

새해를 맞아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가젤과 사자의 특성을 빗대어 임직원들에게 절실함을 주문했다. 시장 불안감이 증대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본 건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다.

하나금융은 그간 성장을 토대로 올해는 변화 못지않게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 안정적인 기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단순히 몸집을 키우기보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맞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사업 영역과 수익 기반도 꾸준히 다양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영역면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및 맞춤형 전략을 통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그룹 안팎으로 협력을 강화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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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젤과 사자’로 배우는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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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함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을 우려하며 임직원들에게 절박한 심정으로 올 한 해를 뛰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백년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세를 고쳐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함 회장은 “올해는 하나금융이 출범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지난 20년간 하나금융은 14개 자회사와 전세계 26개 지역 221개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해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 회장은 “백년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라며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이 조화롭게 실현되는 게 필수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역량을 확보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 함 회장은 임직원이 갖춰야 할 자세를 아프리카 우화인 ‘가젤과 사자’에서 찾았는데 이중 그가 보다 주목한 건 동물의 왕인 사자보다 오히려 최약체 동물인 가젤이다. 

함 회장은 “아프리카에 아침이 오면 잠에서 깨어난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늦게 뛰면 잡아먹힌다는 걸 알기에 사력을 다해 뛴다. 사자는 가장 느린 가젤보다 빨리 뛰지 못하면 굶어 죽는 걸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뛰기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시장에도 아침은 온다”라며 임직원들에게 “우리는 생존을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뛰고 있나. 우리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그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달려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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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운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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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현재로서는 변화를 위한 속도도 중요하지만 내실 다지기도 중요한 상황이다. 함 회장은 “자산 규모의 성장 포트폴리오의 확장이 이뤄진 만큼이나 우리의 내실과 역량도 함께 성장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과도한 외형 확장은 주의해야 한다고 함 회장은 언급했다. 자칫 그간의 성장마저도 끌어내릴 수 있는 악수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함 회장은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구조를 마련해둬야 한다고도 했다.

함 회장은 M&A에 관해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어야 한다”라고 짚었다.

앞으로의 추진 전략에 대해서는 “부족한 손님기반을 늘리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집행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라며 “더디 가더라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라고 함 회장은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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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민감성과 비은행 다각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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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젤과 같이 불확실한 상황 속 생존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을 위한 지속적인 변화는 필요하다. 이를 위한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함 회장이 중요하게 본 건 글로벌 시장이다.

함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라며 “사업 영역의 확장과 더불어 비은행 부문의 동반 진출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룹 안팎에서의 협업도 강화될 전망이다. 함 회장은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신기술 및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와 제휴를 지속하고 파트너십과 거래 확보를 통한 본업과의 연계에도 힘써야 한다”라며 “트렌드 변화에 주목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함 회장은 “이러한 노력은 한 계열사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기에 그룹 내외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는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지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