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농장 가금류 80만마리 살처분…"현실적인 보상 필요"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가장 많이 발생한 전북의 농가들이 유독 시린 겨울을 나고 있다.
닭과 오리 등의 대규모 살처분에 따른 막대한 손해 때문이다.
9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이날 현재까지 도내 고병원성 AI 확진 가금 농가는 6곳이다.
전북은 전국에서 발생한 총 21건 중 30%가량으로, 발생 건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 5일 김제 공덕면의 육용오리 농가를 시작으로 김제와 부안에서 꾸준히 고병원성 AI가 확산했다.
육용오리 농장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산란계 농장이 1곳이다.
전북도는 현재까지 고병원성 AI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18개 농가의 가금류 80만7천마리를 살처분했다.
종류별로 닭 68만1천마리, 오리 12만6천마리다.
도는 김제와 부안에 소독차 11대를 고정 배치해 매일 농장과 진입로 등을 소독하고 있다.
도내 주요 철새 도래지에 축산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농가의 동절기 오리 사육을 제한했다.
통제 초소도 15개로 늘려 고병원성 AI 확산을 최대한 막는다는 방침이다.
김제, 부안 지역 가금 농장 206곳을 대상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할 결과 현재까지 이상 증세를 보인 가금류는 없다고 도는 설명했다.
김제에서 대를 이어 40년 이상 산란계 농장을 운영했다는 김모(52)씨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주변 농장이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아 우리 농장의 닭 2만마리가량도 살처분했다"며 "시에서 보상해준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금액이 아니어서 금전적 손해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처에 납품도 못 한다"며 "더 큰 문제는 AI가 계속 확산해 동절기에 산란계 사육을 아예 못 하게 됐는데, 이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 가늠할 수도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전북도 관계자는 "농장별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일대일로 상담을 하고 AI가 더 확산하지 않도록 각 농장을 매일 소독하고 있다"며 "농가 피해가 없도록 손실 보상에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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