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CEO가 현지시간 8일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프라임경제]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시장과 고객에 존재한다. 변화 가운데서도 변하지 않을 차별적 고객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업 전반에서 지속적 성장 기회를 만들 것이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현지시간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도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경쟁환경을 경영활동 상수(常數)로 두고, 실행 전략 정교화에 주력하며 사업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주완 CEO는 "가전구독이나 webOS 광고/콘텐츠 사업 등 시장·고객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사업방식 변화 및 모델 혁신이 일정 부분 성과를 만드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전에 없던 시장과 경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젠 전과는 다른 차원 고민과 치열하고 정교한 실행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재 경영 현황을 진단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중·장기 목표로
'2030 미래비전'을 제시한 2년 전과 비교해 글로벌 시장 수요 회복 지연은 장기화되고 있다. 또 '트럼프 2.0' 필두 주요국 통상정책 변화 등 지경학적(Geo-economic) 위협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 패러다임 역시 가격에서 기술 경쟁으로 고도화되는 형국이다.
LG전자 '2030 미래비전'은 가전 중심으로 혁신을 이어온 기존 사업을 모빌리티·상업용 공간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수십여년간 쌓은 고객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기술 역량을 계승해 다양한 고객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전략 방향 "일관성 유지" 환경에 맞춰 재점검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 달성'이라는 전략 방향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변화에 맞춰 실행 전략을 재점검하고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전사 역량을 결집한다. 이를 위해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B2B 사업 가속화 △신성장동력 조기 전력화 등 방향 아래 미래비전 달성 기반을 다지고 있다.
우선 '주력사업 한계 돌파 원동력' 구독·온라인브랜드샵 등 사업 방식 혁신은 고객 접점 확대 차원에서 강점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시장 저변 확장도 추진한다.
LG전자는 ‘CES 2025’에서 고객 공감지능(AI) 경험을 다양한 공간으로 연결 확장하며 변화하는 일상을 제시했다. Ⓒ LG전자
LG전자에 따르면,
구독 사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기존 가격 위주 경쟁 구도를 탈피해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고객은 초기 구매부담을 낮추고 생활 패턴에 맞춰 원하는 기간만큼 제품을 사용하고, 이용기간 최적화된 케어서비스 등을 받아볼 수 있다. 구독 중 유지되는 무상서비스도 장점이다. 제품 판매 이후에도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며, 매출 외에도 추가 서비스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 핵심 '방문 케어서비스' 전문성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해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올해부턴 말레이시아·태국·대만에 이어 인도·싱가포르·홍콩 등 해외 저변도 본격 확대한다.
LG전자 구독 사업은 다변화되는 고객 니즈를 충족하며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액은 직전년도대비 75% 이상 성장해 2조원을 육박했다. 이는 당초 계획한 목표치(1조8000억원)를 훌쩍 넘긴 수치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독 사업의 경우 매출 규모를 2030년까지 지난해 3배 이상 키우고, 조 단위 매출액 규모 유니콘 사업 위상을 넘어 스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기반 맞춤형 마케팅 기반 '온라인브랜드샵'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인 지난해 11월 온라인브랜드샵 매출은 전년대비 8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고수익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의 경우 2030년 매출 규모를 현재 5배 이상으로 늘리고, 전사 영업이익 20%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모델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은 전 세계에 판매된 수억대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고객에게 콘텐츠·광고·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의미한다.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 기반 광고/콘텐츠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webOS 광고/콘텐츠사업 매출은 당초 목표한 1조원을 넘겼다.
올해부터 webOS는 IT·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여러 기기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이자 옥외 광고 영역까지 확대해 실내·외를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 광고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향후 성장성이 큰 게임 또는 고객 취향 기반 맞춤형 쇼핑·건당 개별 결제 콘텐츠 'TVOD(Transactional Video On Demand)' 등 서비스도 다변화를 꾀한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TV·사이니지·모니터·노트북 등 디스플레이 기반 사업 통합 운영을 시작했다. 내부 성장동력 외에도 M&A·파트너십 등 외부 역량 확보 차원에 있어 다양한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냉난방공조 '드라이브' B2B 가속화…R&D 포트폴리오 재정비
B2B 사업 가속화 차원에서 전장 사업에 이어 AI 시대 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해당 사업 가속화를 위해 전담 ES(Eco Solution)사업본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HVAC 사업은 전장·스마트팩토리 등과 함께 B2B 사업 가속화 한 축을 책임진다.
HVAC 사업은 가정용 에어컨부터 △상업용 에어컨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팅 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국가 차세대 수출품목 '칠러(Chiller)'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와 고효율·고성능 원천기술을 앞세운다. 지역 특화형 솔루션 발굴을 위해 R&D부터 생산·판매·유지 보수를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LG전자가 CES 2025에서 세계 최초 선보인 무선∙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 Ⓒ LG전자
뿐만 아니라 B2B 사업 성장에 속도를 더욱 끌어올려 오는 2030년 전체 매출에 있어 B2B 비중을 45%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2021년 27% 수준인 B2B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5%까지 올라갔다.
LG전자는 CTO부문에서 주도하는
미래기술 선행 R&D 포트폴리오도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B2B 사업 가속화 △신성장동력 조기 전력화 등 포트폴리오 전환 방향에 맞춰 재정비한다.
선행 R&D 역량 75% 이상을 중·장기 실행 전략에 맞춰 기여도를 높이거나 미래 유망 분야 길목기술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CTO부문은 △Software △SoC(System on Chip) △인공지능 △로보틱스 △소재·부품 △표준 △차세대컴퓨팅 △Cloud/Data 8대 기반기술로 두고, 경쟁력 강화 차원 원천기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선행 R&D에도 △내부 역량을 키우고(Build) △외부 역량을 빌리거나(Borrow) △사는(Buy) '3B 전략'을 접목해 글로벌 빅테크부터 유망 스타트업, 산학 협력을 강화하며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향후 산업 메가트렌드로 기대되는 양자컴퓨팅·우주산업 등 미래분야 도전적 R&D도 보다 강화한다.
◆사업 본원적·구조적 경쟁력 강화 "성장 차원 투자는 흔들림 없이"
LG전자는 이런 포트폴리오 전환 차원 노력 외에도 최근 중국 업체 필두로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 대비해 '품질·비용·납기(Quality·Cost·Delivery)'로 대표되는 본원적·구조적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한다.
올해부터는 이를 위한 CEO 주관 점검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각 사업본부·본사 조직은 △제품·기술(Product & Tech.) △제조 원가(Cost) △R&D 및 운영(Operation) 등 영역에서 리더십 확보를 위한 TF를 운영하고, CEO가 분과별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는 형태다. 각 TF 주요 과제는 △제품/기술 혁신 포트폴리오 확보 △제조역량 혁신 △R&D 효율성 제고 등이다.
LG전자는 과거에도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CFO(최고재무책임자) 주관 전사 워룸(War Room) Task를 운영하는 등 필요에 따라 전사 차원 상시 점검체계를 운영한 바 있다.
대외 불확실성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치밀하게 마련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내·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직면한 이슈별로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최적 대응책을 찾는 '플레이북(Playbook)'을 준비해 외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새로운 기회 발굴에 주력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외부 환경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근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 차원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지속할 것"이라며 "투자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한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시설투자·연구개발투자 외에도 지분투자·인수합병 등 미래성장 가속화 차원 전략투자 재원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포트폴리오 전환과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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