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만 50%에 육박…미 데이터센터 수요↑, 中 '낸드 자립' 영향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한국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에서 작년 미국 비중이 급상승한 반면 중국의 비중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SSD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든 데이터 저장 장치다. 일반 소비자용과 서버용에서 모두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9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 통계 시스템엔 'K-stat'에 따르면 작년(1∼11월) 한국의 SSD 수출액은 93억7천만달러(약 13조6천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98%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한국의 SSD 수출은 양대 수출 지역인 미국과 중국권(중국, 홍콩) 수출 규모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미국 비중은 크게 높아지고, 중국권 비중은 반대로 크게 낮아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 수출 비중은 2020년 39.1%에서 작년 1∼11월 47.8%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홍콩 비중은 34.4%에서 18.8%로 낮아졌다. 특히 중국 본토 수출 비중이 23.2%에서 9.3%로 14%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이런 변화에는 우선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 건설 붐에 따른 SSD 수요 급증이 우선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설루션으로 고용량·고성능 eSSD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아울러 범용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구체화함에 따라 중국 시장에서 사양이 낮은 개인용 SSD를 중심으로 중국 업체들의 판매가 늘어난 것이 한국의 대중국 SSD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면서 자국에서 범용 제품 위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나아가 첨단 제품 생산 기술력도 높여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캐나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는 YMTC의 소비자용 SSD를 분해한 결과 내부에서 160단의 512기가바이트(GB) TLC(Triple Level Cell) 메모리 칩이 발견됐다며 YMTC가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도약을 이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중 '반도체 전쟁'이 초래한 세계 시장 재편, AI 혁명을 선도하는 미국의 반도체 수요 급증, 주요 글로벌 IT 제조 기업의 탈중국 흐름 등을 배경으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권 비중이 작아지고 미국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SSD는 메모리반도체의 한 종류인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들지만 수출 통계에서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별도로 집계 관리된다.
[표1] 한국의 주요 지역별 SSD 수출액 동향
(단위 : 백만달러)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1-11월) | |
미국 | 3,955 | 4,792 | 5,509 | 1,484 | 4,479 |
홍콩 | 1,138 | 1,728 | 1,708 | 440 | 895 |
중국 | 2,349 | 2,600 | 2,563 | 1,524 | 870 |
총계 | 10,123 | 12,881 | 13,388 | 5,219 | 9,372 |
※ 자료 : 한국무역협회 K-stat [표2] 한국의 주요 지역별 SSD 수출 비중
(단위 :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1-11월) | |
미국 | 39.1 | 37.2 | 41.1 | 28.4 | 47.8 |
홍콩 | 11.2 | 13.4 | 12.8 | 8.4 | 9.5 |
중국 | 23.2 | 20.2 | 19.1 | 29.2 | 9.3 |
중국·홍콩 | 34.4 | 33.6 | 31.9 | 37.6 | 18.8 |
※ 자료 : 한국무역협회 K-stat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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