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감정 안다"…우크라 나토가입 희망에 '찬물'

트럼프 "러시아 감정 안다"…우크라 나토가입 희망에 '찬물'

연합뉴스 2025-01-08 18:49: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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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동진 불안에 공감…"문간에 누굴 들이고 싶겠냐"

조기 종전의지 재확인…"사람들 죽는 판국에 푸틴 빨리 만나고파"

브로맨스까지 거론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로맨스까지 거론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에 다시 공감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휴전의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안전보장의 최고 선택지인 나토 가입에 끝내 반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이전부터 오랫동안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런 러시아의 주장이 확고하게 반복돼 왔다는 의미에서 "마치 돌에 새겨진 것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 뒤로 어딘가에서 바이든(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아냐,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해'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러시아는 바로 문 앞에 누군가를 들이는 셈이 된다"며 "나는 그들이 느낄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는 추세를 자국에 대한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여겨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런 이유를 들어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이 가능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깬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이 러시아에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당선인과 젤렌스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포기하더라도 빨리 종전을 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러시아군에 국토의 20%가량을 내준 우크라이나는 자국 안보가 보장된다면 이를 감수하고라도 휴전을 할 수 있다는 기류를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일 미국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합의 후 러시아와의 협상'이라는 2단계 종전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내가 합의를 이루고 미국이 유럽과 함께 강력한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며 "그러고 나서 우리는 러시아와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보장에 대해서는 나토 가입에 따른 집단방위 체제 합류를 선호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을 경우 동맹국들이 집단 대응할 것이기 때문에 여러 안전 보장책 가운데 최선이라는 게 우크라이나의 판단이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 가운데 하나가 나토의 동진인 만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회의적 반응은 러시아의 요구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얼른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푸틴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매일 수많은 젊은이가 죽고 있는 판국에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0일까지 기다렸다가 만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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