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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이하 헌법학자회의)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빌딩에서 개최한 제1회 학술토론회에서 여권 측이 윤 대통령 탄핵사유에서 내란죄를 뺀 안을 재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이미 차는 떠났는데 손 흔드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임지봉 교수는 “형법상 내란죄를 뺐다고 해서 국회 재의결을 거쳐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아이러니”라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가 그러한 탄핵 심판 지연 전략에 말려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측이 요구한 것을 받아들이더라도) 내란죄 혹은 내란 행위에 대한 판단이 소추 사유에서 빠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확언했다.
임 교수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때) 군경 등을 투입해서 국회 활동을 방해한 행위, 그와 관련된 적용 법조가 헌법 77조 3항과 형법 87조”라면서 “내란죄는 형법이 적용되니 형사재판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헌재 심판에서) 이건 제외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임 교수는 “내란 행위 자체에 대해서 지금 판단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신속한 결정을 위해 형법의 내란죄 규정만 판단하지 않겠다’라고 한 거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도 제3자 뇌물죄 등 형법 위반 여부를 쟁점으로 포함했지만, 이후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형사재판에 미루고 쟁점에서 제외한 사례도 들었다.
김하열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헌재가 헌법 위배에 심리를 집중하는 것이 사법기관 간 권한 배분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봤다.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은 별개의 목적, 효과를 지닌 별개의 절차라는 이유에서다.
또 김하열 교수는 “동일한 사실에 관해 헌법 위반과 형법 위반이라는 평가가 동시에 가능할 때 헌법 문제 전문가인 헌재로서는, 형법 위반 문제는 그 전문가인 법원의 재판에 맡기고 헌법 위배 심리를 집중함이 사법기관 간의 권한 배분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에서도, 여러 형사법 위반 주장의 기초를 이루는 사실들 중 일부를 인정했지만, 이를 형사법 위배 여부의 관점에서 평가하지 않고, 헌법과 비형사법률 위반 관점에서 평가해 파면 결정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법학자회의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발의된 지난해 12월 4일 직후 전광석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김선택 고려대 법전원 명예교수, 이헌환 아주대 법전원 교수 등 3명의 공동 대표를 포함해 이날 기준 총 103명의 헌법학자들이 뜻을 모아 구성한 학술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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