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협회가 A대표팀에서 신태용 감독을 내보낸 뒤 후임 감독으로 파트릭 클라위버르트를 선임했다. 선수 시절 슈퍼스타였지만 감독 경력이 초라한 인물이라 굳이 교체해야 했는지 의문이 따른다.
8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는 클라위버르트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며 연장 옵션이 있다. 네덜란드인 코치 알렉스 파스투르와 데니 란자트 두 명이 동행했다. 인도네시아인 코치 2명까지 합류해 클라위버르트 호가 완성될 예정이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A대표팀 감독으로 4년 넘게 일했던 신 감독을 내보내고 단 이틀 만에 새 감독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당시 에릭 토히르 감독의 갑작스런 기자회견을 통해 신 감독과 결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선수 시절 세계적인 스타였다. 네덜란드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유로 2000 4강에 올랐다. A매치 79경기 40골을 기록했다. 프로 선수로서 아약스의 1990년대 전성기를 이끌며 1994-1995시즌 3관왕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으로 방점을 찍었다. 그밖에 AC밀란, 바르셀로나, 뉴캐슬유나이티드, 발렌시아, PSV에인트호번, 릴을 거쳤다. 다만 바르셀로나에서 20대 후반부터 이른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에 전성기는 짧았다.
문제는 감독 경력이다. 2008년부터 코치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지도자 경력은 길다. 하지만 1군 감독 경험은 퀴라소 대표팀, 튀르키예의 아다마데미스포르 단 두 번뿐이다. 그밖에는 그를 감독으로 찾는 팀이 드물었다. 퀴라소에서는 1년을 조금 넘겼고, 데미스포르는 반 시즌을 지도한 게 전부다.
감독으로써 많은 경력을 쌓았고,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발전에 일조해 온 신 감독을 전격 경질했기 때문에 명장이 올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백전노장 루이 판할이 부임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클라위버르트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인물이다.
새 감독이 기대 이하의 인물이다보니 다양한 분석이 따른다. 인도네시아계 네덜란드인 선수들을 적극 받아들이면서 귀화 정책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이들을 장악할 수 있는 스타 감독을 선임했다는 분석이 있다. 한편으로는 에릭 토히르 회장이 신 감독의 유명세를 늘 견제해 왔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다. 신 감독은 2차 예선을 통과한 뒤 3차 예선에서 1승 3무 2패로 인도네시아 전력을 감안하면 호성적을 거뒀다. 남은 4경기에서 가능하면 2위에 올라 본선에 직행하거나, 최소한 4위 이상을 기록해 4라운드로 진출해야 한다.
사진=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홈페이지 및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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