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한국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유력 금융전문지 재경 2025년 신년호에 실업률 측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기사가 실렸다.
창핑경제포럼 창립자 주창정씨는 "미래 정부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 고용률과 실업률은 국내총생산(GDP)만큼이나 또는 어쩌면 더 중요하다"며 "현재 중국의 실업률 측정 방식은 이러한 과제 부적합하며 개혁과 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세 이상 국민 중 임금이나 사업소득을 위해 일주일에 최소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취업자로 분류한다. 실업자는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을 뜻한다.
주씨는 기사에서 일주일에 1시간 일한 것을 취업 상태로 간주하는 건 국제노동기구(ILO)의 정의에는 부합하지만 이런 기준으로 측정된 취업자 통계는 노동자의 소득수준, 특히 벌이가 최저생계비 이상인지 지역 최저임금과 비교해 얼마나 되는지 등의 요소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짚었다.
현재 중국의 기준으로는 일주일에 배달 아르바이트로 한 시간을 일해서 몇만원 수준의 돈을 벌더라도 '취업자'로 분류된다. 이렇게 도출된 지표는 경제 상황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21년 중국에서는 정해진 시간으로 일하는 것이 아닌 '유연한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 수가 2억명에 달한다고 추정됐다. 또 대학 졸업생들이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주씨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범주의 노동이 실질적으로 낮은 고용과 숨은 실업을 은폐한다"며 "(플랫폼 노동자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던) 코로나19 사태는 유연 근로자의 소득을 더욱 압박했다. 이들 모두를 취업자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홍콩과 미국의 예를 들며 개선안을 제안했다. 홍콩은 주 35시간 미만 비자발적으로 일하는 개인을 취업과 실업의 중간단계인 '불완전 취업자'로 분류한다. 미국은 실업자에 구직을 포기했거나 풀타임 일자리를 찾지 못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을 포함하는 'U6 실업률'을 실업률과는 별개로 따로 발표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체 도시 실업률은 5%였다. 학생을 제외한 청년(16~24세) 실업률은 지난해 10월 17.1%에서 1% 낮아진 16.1%를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2023년 6월 청년실업률이 21.3%를 기록하자 실업률 집계 방식을 개편한다며 6개월간 발표를 중단하고 지난해 1월부터 실업률 모수에서 학교 재학생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중국 정국이 발표하는 데이터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에는 해외 투자자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도 GDP나 실업률 집계 방식이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Copyright ⓒ 머니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