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심영범 기자]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달성한 박정부 회장의 아성다이소(이하 다이소)가 그 이상의 목표를 위해 을사년에도 발걸음을 재촉한다. 고물가에 신음하는 소비자들에게 초저가 전략을 핵심으로 지속적인 노젓기에 나선다. 일본 회사라는 꼬리표를 뗀지 1년이 넘었고 화장품 사업이 지속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다이소가 올해 4조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아성다이소는 고물가 시대에 1000원~3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가격 대비 고품질, 다품종 물건을 팔면서 연 매출 3조원대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를 창업한 박정부 회장은 1944년생으로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1973년에 졸업했다. 45세에 무역업에 뛰어든 그는 1992년 '아성산업'을 창업하고, 처음엔 부지런히 발품팔아 품질 좋은 생활용품을 일본에 수출했다. 가격은 정해져 있고 품질의 기준은 높아 원가를 맞추기 위해 상품을 찾거나 만드는데 집중했다.
이후 국내에서도 균일가 생활용품점의 문을 열기로 결정하고 1997년 서울 천호동에 13평 매장을 열었다. 다이소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가격은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등 6가지로만 구성했다. 이 중 2000원 이하 상품의 비중을 80% 이상 되도록 관리했다.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는 다이소에게 부담이었다. 이에 따라 2023년 12월 박 회장은 아성다이소의 최대 주주인 아성HMP이 일본 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 34.21% 전량 매입을 결정했다. 약 22년 만에 일본 꼬리표를 떼고 '한국 토종 기업'으로의 새출발을 선언했다.
다이소의 실적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4604억원, 2617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각각 17.5%, 9.4% 늘었다. 다이소는 초저가 전략을 위해 제조 업체와 직거래를 통해 유통과정을 줄이고, 대량 매입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울러 광고 등 마케팅 비용도 최소화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다이소의 점포 수는 2014년 970개에서 지난해에는 1519개로 10년 동안 549곳(56%)이 늘었다. 이 가운데 마트 등 유통채널에 입점한 다이소 매장 역시 2020년 253개에서 지난해 290개로 증가했다.
대형마트와 쇼핑몰을 중심으로 앵커테넌트 역할도 하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해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상봉점에 약 800평 규모, 이마트 의왕점에 830평 규모의 다이소 대형 매장 등을 잇따라 오픈했다. 다이소는 명품 브랜드가 중심인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에 약 400평(1320㎡) 규모로 문을 열기도 했다.
화장품 사업도 다이소의 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다이소는 2021년 10월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처음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는 4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말 기준 59개 브랜드의 466종으로 늘어났다. 다이소는 지난해 9월 VT ‘리들샷 앰플’을 3000원에 판매하며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리들샷 제품을 저가에 선보이며 2030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뷰티 매출 신장률 추이를 보면 ▲2022년 50% ▲2023년 85% ▲2024년 상반기 223%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이소는 온라인 위주로 판매하던 중소 협력사를 발굴해 합리적 가격에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을 썼다. 다이소가 무시할 수 없는 뷰티 다크호스로 떠오르자 애경산업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화장품 업체들도 차례로 입점했다.
의류 카테고리도 넓히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해 의류 상품 수를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렸다. 지난해 10월 맨투맨,후드티 등을 선보이고 겨울의류 상품 '이지웜'라인에서는 아크릴과 레이온 혼방 소재를 사용한 상품을 비릇해 글로벌 양말 브랜드 '몬풋'도 입점시켰다.
한편, 박정부 회장은 2022년 출간한 '천원을 경영하라' 저서에서 '천원짜리 상품은 있어도 천원짜리 품질은 없다', '세상에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없다' 등 경영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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