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서울의 고가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같은 중심지에서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해당 지역의 높은 수요와 제한된 공급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많은 투자자와 구매자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남 3구는 교육, 교통, 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주거지로서의 매력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KB부동산의 '선도아파트 50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이 지수는 전월 대비 0.85% 상승하며 104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정부의 대출규제에도 불구하고 고가 아파트 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공급 부족 우려와 함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더욱 심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 지수는 전국에서 3.3㎡당 매매 시세가 높은 50개 단지의 매매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강남구의 '압구정 현대',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 용산구의 '이촌 한강맨션' 등 고가 아파트들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8월 이 지수는 99.2로 전월 대비 2.46% 상승했으나,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화된 9월부터는 상승폭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10월에는 1.09%, 11월에는 0.63%로 감소하여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89.7에서 12월 89.6으로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93.1에서 93.3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그 상승폭은 0.21%에 불과했다. 특히 강남 3구와 용산구와 같은 규제 지역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가 낮아 대출규제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이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재건축 호재 또한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 3구에서의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건수는 거래가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이 평균 43.4%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평균인 54.3%보다 낮은 수치로, 채권최고액 비율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대출받아 집을 구매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대출규제의 영향이 적은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강남구의 '압구정 현대14차'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1월 47억 원에 거래되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압구정 3구역은 올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며, 재건축 후 분담금이 약 2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외에도 서초구의 '반포르엘'과 송파구의 '리센츠'도 각각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대출규제에 민감한 중저가 아파트가 집중된 지역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금천구(-0.05%), 구로구(-0.04%), 노원구(-0.03%) 등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별 집값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며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5.6배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배율은 상위 20% 평균 아파트값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하며,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상승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의 고가 아파트 시장은 대출 규제와 같은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약세를 보이며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향후 변화와 거래량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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